현대·기아차가 디자인 차별화에 승부를 건다. 디자인 역량을 높이고 브랜드 혁신을 한 층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사장을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슈라이어 사장은 향후 현대·기아차의 장기적인 디자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슈라이어 사장은 독일 뮌헨 대학 산업디자인학을 전공했으며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역임한 바 있다.
슈라이어 사장은 현대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처', 기아차의 '직선의 단순화' 등 디자인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데 있어 핵심인물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유연한 역동성을 상징한다. 쏘나타를 시작으로 아반떼 ·그랜저 등 신차종에 적용해 왔다. 기아차가 추구하는 '직선의 단순화'는 K5, 프라이드, 스포티지R 등에 적용했다. 디자인 개발 초기 단계부터 양사 간의 디자인 차별화를 점검하며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의 디자인 강화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년사와도 연결된다.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을 2013년 경영방침으로 내세웠다. 브랜드 혁신을 위한 핵심이 다지인에 있다고 풀이한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판매가 741만대 체제로 구축된 상황에서 질적인 성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양사의 고유 브랜드 컬러를 더욱 분명히 정립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디자인 역량 강화가 핵심적 요소가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그룹 차원의 디자인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슈라이어 사장은 해외 유수 자동차 브랜드에서 풍부한 디자인 경험이 있고, 현대?기아차의 기업 문화에 대해 이해가 깊은 만큼 현대?기아차가 일류 자동차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