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호, 브라질 잡은 3대 비결
일간스포츠

입력 2015.10.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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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제공



개인은 약해도 팀은 강할 수 있는 종목이 축구다.

최진철호가 축구계의 오랜 격언을 증명하며 우승후보 브라질을 낚았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칠레 코킴보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U-17 월드컵 B조 1차전에서 후반 34분 터진 장재원(울산현대고)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한국이 각급 대표팀 통틀어 브라질을 누른 건 성인대표팀(1999년 3월), U-20대표팀(2004년 6월 ·이상 1-0)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선 두 번은 친선경기나 친선대회였다. 최진철호는 FIFA 주관 대회에서 처음 브라질을 꺾는 쾌거를 올렸다. 앞서 잉글랜드-기니의 B조 첫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한국이 승점 3으로 조 선두에 올랐다. B조에서 가장 강팀으로 꼽히던 브라질을 잡으면서 한국은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약한 개인이 강한 팀이 되려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 번째는 일단 체력이다. 90분 내내 끊임없는 압박으로 상대를 물고 늘어지려면 지치지 않는 체력은 필수다. 

두 번째는 끈끈함이다. 모래알처럼 각자 노는 팀은 안 된다. 분위기가 찰흙처럼 단단할 때 120% 이상의 전력이 발휘된다. 세 번째는 그라운드의 사령관이다. 팀이 흔들릴 때 벤치의 코쳉스태프 대신 동료들을 다독이고 템포를 조절할 수 있는 리더가 있어야 한다.

브라질은 한국에게 넘기 힘든 벽이었다.  브라질은 지난 3월 U-17 남미선수권 우승팀이다. 남미선수권에서 8골을 넣어 득점왕에 오른 레안드로(폰테프레타)는 빅 리그도 주목하는 특급 유망주다. 최진철호는 작년 코파 멕시코 대회에서 브라질에 0-3, 지난 9월 수원 컨티넨탈컵 국제청소년 대회에서 0-2로 내리 졌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비기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개인 기량은 뒤져도 팀으로는 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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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제공


최 감독은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체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안다. 2002 한일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69) 감독의 지휘 아래 지옥 훈련으로 강철 체력을 만든 뒤 4강 신화를 쓴 주역이다. 최 감독은 대회 전 미국 전훈 기간 내내 체력 강화에 신경썼다. 한국이 브라질을 90분 내내 압박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브라질 선수들은 자주 짜증을 내거나 귀찮아했고 후반 40분 지오바니의 퇴장까지 나왔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최종 소집 때부터 오늘까지 체계적으로 체력 준비를 했다. 미국에서는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뒀고 여기 와서는 회복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두 번이나 무릎 꿇은 브라질에 이번에는 질 수 없다는 절박함이 더해졌다. 

그라운드의 사령관은 주장 이상민(울산 현대고)였다.

중앙 수비수로 브라질의 공세를 막아냈다. 최 감독이 평소 "어떤 선수가 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할만큼 신뢰가 크다. 이승우(바르셀로나B)도 팀 플레이에 녹아들었다. 이따끔 번뜩이는 돌파는 여전했지만 무리하지 않고 동료들을 활용했다. 스페인에서 오래 뛰어 외국어에 능한 그는 불리한 판정이 나올 때마다 심판에게 적절하게 어필하며 동료들의 기를 살렸다. 후반 38분 교체된 뒤에도 벤치에서 두 손을  불끈 쥐고 응원했다. 

이승우는 "우리 팀은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에 믿음이 크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게 모두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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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석 기자 yoon.tae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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