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최하위 FC서울의 박진섭(44)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FC서울은 6일 "박진섭 감독이 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후임으로 안익수 선문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박 감독과 함께 강명원 단장도 사임했다.
박진섭 감독은 광주FC에서 2019년 K리그2 우승을 차지하며 팀을 1부리그로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창단 첫 파이널 A(6위) 진출로 이끌었다. 서울은 박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해 지난해 12월 광주FC를 떠나 서울로 옮겼다. 계약기간은 3년.
시즌 초 기성용과 나상호의 활약으로 잠시 반짝했던 서울은 부진에 빠졌다. 휴식기 전까지 4승5무8패에 그쳤다. 서울은 여름 이적 시장 기간에 반전을 위해 여러 선수를 영입했다. 지동원, 가브리엘, 여름, 채프만을 데려왔다.
박진섭 감독은 지난달 울산전에서 패한 뒤 "감독의 탓이다.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5일 열린 전북 현대전에서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3-2로 앞서 3-4로 역전패했다. 휴식기 이후에도 2승2무6패로 부진한 서울은 12개 구단 중 최하위(승점25)에 머물고 있다. 11위 성남(승점27)과 격차가 크진 않지만 창단 첫 2부리그 강등 위기다.
화가 난 팬들도 일어섰다. 무관중 경기임에도 경기장을 찾았다. 전북전이 끝난 뒤 서울 팬 40여명이 선수단 출입구에 항의 걸개를 들고 섰다. 고성과 폭력보다 무서운 침묵이 선수단을 감쌌다. 박진섭 감독과 기성용이 팬들 앞에 서서 달라지겠다는 걸 약속했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결국 박 감독은 9개월만에 팀을 떠났다.
수비수 출신인 안익수(56) 신임 감독은 여자축구대표팀, 부산 아이파크, 성남FC,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등을 지휘했다. 지난해엔 선문대를 U리그 왕중왕전 정상에 올렸고, 올해 춘계대학연맹전·추계연맹전에서도 우승했다.
안 감독은 넬로 빙가다(포르투갈) 감독이 이끈 2010년엔 서울 수석코치를 맡아 우승에 일조했다. 안 감독은 오는 12일 친정팀인 성남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다. 김효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