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은 지난 14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5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10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스피드가 최고 시속 155㎞에 달했다. 3-3 동점에서 내려와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였다.
곽빈은 지난해 21경기에 출장해 98과 3분의 2이닝 동안 4승 7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로 몫을 해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제구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55.6%(스탯티즈 기준)에 불과했다. 경기 당 투구 이닝은 평균 4.7이닝에 그쳤다.
올해 곽빈의 기록은 3승 7패. 평균자책점(4.11)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부 기록은 좋아지고 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1.5%로 증가했고, 경기당 평균 이닝도 5.1이닝으로 늘어났다. 9이닝당 볼넷(BB/9)이 7.21개에서 4.48개로 대폭 감소했다. 제구가 크게 개선됐지만, 9이닝당 탈삼진(K/9)도 8.88개로 지난해(8.7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4일 곽빈의 등판을 앞두고 “자신의 공을 던져야 안타를 맞고 점수를 주더라도 투수가 느끼는 점이 있다”며 “곽빈은 안 좋을 때 보면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후 직구를 던지는데, (힘을 뺀) 시속 142㎞ 직구를 던지다가 한 방을 맞곤 했다. 본인이 던지기 싫어서 좋은 공을 던지지 않는 게 아니라, 제구와 밸런스에 확신이 없어서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7월 24일 SSG전부터 곽빈이 제구와 밸런스에 대해 확신이 생긴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이 경기 후 세 차례 등판에서 곽빈의 페이스는 안정적이다. 평균자책점 2.40에 K/9 12개, BB/9은 1.8개에 불과하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7.4%에 달한다. 올 여름, 곽빈은 ‘에이스’로 성장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