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는 후반기 첫 19경기에서 타율 0.241(54타수 13안타)를 기록했다. 전반기를 타율 0.220(223타수 49안타)으로 마친 뒤 후반기 반등을 기대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8월 10경기 타율이 0.136(22타수 3안타)에 그친다. 0.197에 머무른 4월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1할대 월간 타율이다.
강민호의 부진으로 삼성 타선의 무게감도 떨어졌다. 삼성은 리그 타격 1위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를 보유했지만, 오재일에 강민호의 부진까지 겹쳐 중심 타선의 화력이 반감됐다. 오재일도 8월 월간 타율이 0.156으로 좋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반기 내내 맹타를 휘두른 백업 포수 김태군의 타격감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한 뒤 5강 진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팀 순위는 9위. 최근 4연패 늪에 빠지면서 허삼영 감독 재임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강민호는 자타공인 리그를 대표하는 안방마님이다. 지난겨울에는 삼성과 4년, 최대 36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총 20억원, 인센티브 총 4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잔류 계약을 했다. 개인 역대 세 번째 FA 계약에서도 '대박'을 쳤다. 삼성은 30대 후반의 강민호에게 파격에 가까운 4년 계약 조건을 제시해 선수의 마음을 샀다.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그보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라는 내부 평가가 우선이었다. 그런데 FA 계약 첫 시즌부터 고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의 시즌 출발도 좋지 않았다. 전반기 타율이 74경기 0.256로 낮았다. 리그 최고 수준의 공·수 겸장 포수로 활약이 기대됐지만, 개막 전 코로나에 감염돼 시즌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타격감을 점점 끌어올려 후반기 첫 17경기에선 타율 0.321을 기록했다. 양의지의 활약에 힘입어 NC는 5강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반기를 하위권으로 마친 삼성도 강민호를 필두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 하지만 쉽지 않다. 주축 선수의 부진은 팀 성적의 하락과 직결된다. 삼성과 NC, 안방마님의 활약에서 후반기 순위 경쟁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