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앞둔 잠실구장. 훈련을 마친 이형종이 취재진에 둘러써야 인터뷰 중이었다. 9월 말 부상으로 이탈해 PS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회복력으로 PO 엔트리에 승선한 만큼 몸 상태나 컨디션에 관심이 쏠렸다.
이형종은 "정규시즌에 팀에 기여하지 못한 만큼 책임을 갖고 마지막까지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도를 지나가던 LG 채은성이 갑자기 휴대전화를 꺼내 이형종에게 들이댔다. 그러면서 "오늘 몇 개 치실 거에요? (안타) 세 개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이형종은 채은성의 말에 "네가 세 개 쳐야지, 4번 타자"라고 답했다.
LG의 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형종과 채은성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1차 지명과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2010년대 중반부터 주전 외야수로 함께 활약했다. 때로는 경쟁하면서도 서로 힘을 북돋워 주는 동료 관계였다.
채은성이 1루수로 전환해 올 시즌 타율 0.296 12홈런 83타점을 좋은 활약을 펼쳤다. 반면 이형종은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막판에는 부상까지 겹쳐 고전했다. 그래도 이번 PS를 앞두고 몸 상태를 회복, 극적으로 합류했다.
채은성이 취재진을 따라 하며 질문을 한 건, 이형종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은 의도였다.
이형종은 이날 키움 우완 선발 타일러 애플러를 맞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경기 중후반 대타 출장을 대기한다. 채은성은 4번 타자·1루수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