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일구대상을 수상한 이대호(40)는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가 더 강한 팀이 되길 원했다.
이대호는 8일 서울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22 일구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은퇴를 예고하고 마지막 시즌을 소화한 그는 142경기 타율 0.331 23홈런 10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1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시즌을 마쳤다,
21년 동안 정상급 활약을 펼친 이대호지만, 결국 한국시리즈(KS) 우승에는 이르지 못했다. 반면 이대호의 친구이자 역시 메이저리그(MLB)에서 우승 복이 없었던 추신수는 SSG 랜더스로 이적하고 2년 차인 올해 통합 우승을 손에 넣었다.
절친한 친구의 행복에 이대호는 장난 섞인 축하를 전했다. 그는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KS가 끝난 후 신수를 만났는데 입이 귀에 걸려있더라. 좀 짜증 났다. (정)근우까지3명이 만났는데 자랑하니 부럽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역시 절친했던 정근우는 SK 와이번스 시절 세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이대호는 "SSG가 정용진 구단주께서 선수들을 위해, 팬들을 위해 투자하셨고 우승했다는 것 자체가 축하할 일이다. 인천에서 관중 동원 1위를 한 건 정말 노력을 많이 하신 것"이라며 "다른 팀들도 그에 따라 투자를 많이 하는 것 같아 정말 보기 좋다"고 했다.
투자에 물꼬를 튼 건 친정팀 롯데도 마찬가지다. 에이스 박세웅을 5년 90억원 연장계약으로 잡았고, 포수 유강남을 4년 80억원, 유격수 노진혁을 4년 50억원으로 잡았다. 다만 이대호는 기쁨보다는 조금 쓴소리를 전했다. 이대호는 "솔직히 말하면 투자를 좀 더 과감하게 했으면 했다. 더 좋은 선수도 데려왔으면 했다. 롯데를 정말 사랑하지만, 그런 점에서 정말 아쉽다"고 했다. 이번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롯데가 계약한 선수보다 더 큰 계약을 받은 건 두산 베어스와 4+2년 총액 152억원에 계약한 양의지뿐이다.
또 이대호는 "롯데에서 고생했던 선수들, 좋은 선수들이 다른 팀에서 뛰고 있다는 것 자체도 롯데 선배로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런 선수들이 있었다면 롯데가 이렇게 처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FA 선수들에게 투자해주시겠지만, 롯데에서 고생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좀 더 좋은 대우를 해주고, 선수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야구할 수 있도록 더 신경 써주시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롯데는 지난 2018년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올해 손아섭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두 사람 모두 첫 번째 FA 때 잔류했지만, 두 번째 FA 때 구단과 이견이 생기면서 이적했다.
이대호는 "난 부산 사람이고 롯데 팬이다. 죽을 때까지 롯데를 응원할 것이다. 난 이제 물러났으니 후배들의 몫이고, 난 팬들처럼 롯데 우승을 꼭 보고 싶다"며 "투자 없이 우승하기가 정말 힘들다. 후배들의 기를 살려 좋은 팀이 되고,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