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4안타 맹타 '1m63㎝' 김지찬, 어린이날에 웃다
프로야구 최단신 선수 김지찬(21·삼성 라이온즈)이 어린이날 '거인' 같은 활약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삼성은 5일 NC 다이노스와 대구 홈 경기를 5-2로 승리, 2년 전 NC에 당한 어린이날 완봉패(0-4)를 설욕했다. 3연전 중 1차전을 패한 삼성은 2, 3차전을 가져가며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최하위 NC는 리드를 잡고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이틀 연속 역전패했다. 삼성의 공격은 5회까지 답답했다. 3회 말 안타 2개로 만든 2사 1, 3루에서 오재일이 3루 땅볼로 아웃됐다. 4회 말 1사 1루에선 김헌곤의 병살타로 흐름이 끊겼다. 5회 말 결정적인 찬스도 무산됐다. 삼성은 1사 후 상대 실책과 김지찬의 번트 안타, 호세 피렐라의 볼넷을 묶어 1사 만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3번 이원석과 4번 오재일이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히려 NC가 3회 초 1사 1루의 터진 노진혁의 1타점 2루타를 잘 지켜내며 경기 중반까지 1-0으로 앞섰다. 사자군단의 해결사는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지찬이었다. 6회 말 삼성 선두타자 김태군이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갔다. 후속 김동엽과 김헌곤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삼성은 1사 후 대타 강민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김지찬은 계속된 1사 만루에서 NC 선발 송명기의 2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1루 선상으로 빠지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냈다. 삼성은 4-1로 앞선 7회 말 오재일의 솔로 홈런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지찬은 전날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다. 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수비에선 5회와 6회 연속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7회 수비를 앞두고 김동진과 교체돼 경기에서 빠졌다. 팀이 8회 말 대거 9득점 하며 역전승을 거뒀지만 웃을 수 없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5일 경기를 앞두고 "(김지찬을 중간에 뺀 건)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 좋은 부분(실책)이 계속 나왔는데 팀 분위기를 바로잡기 위해서 그랬다"고 했다. 김지찬을 향한 따끔한 충고였지만 그를 선발 라인업에 올리며 다시 신뢰했다.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김지찬은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인 4안타(3타점)를 몰아치며 현장을 찾은 2만489명의 팬을 열광시켰다. 키가 1m63㎝인 김지찬은 팀 동료 김성윤과 함께 리그 최단신 선수다. 하지만 삼성에서 차지하는 그의 비중은 키로 평가할 수 없다. 최근에는 김상수의 부상 공백을 채우며 2루수로 출전 중이다. 타석에선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기습번트로 수비를 흔든다. 그는 "가볍게 스윙한다는 느낌으로 쳤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어린이날을 맞아 팬들이 많이 오셨는데 이겨서 기쁘다"며 "오늘이 끝이 아니니 앞으로 더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NC는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한 채 무릎 꿇었다. 전날 방역 수칙 위반 징계를 모두 소화한 박민우·이명기·권희동이 1군에 합류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세 선수는 이틀 동안 도합 24타수 5안타(0.208)에 그쳤다. 리드오프로 출전한 박민우가 9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권희동이 이틀 연속 2안타를 기록했지만, 경기에 큰 영향은 없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05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