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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안아주고 싶다"고 했는데, 첫 번째 고비와 마주한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첫 번째 고비'와 마주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8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홈 경기에서 현대건설(2위)에 세트 스코어 0-3(15-25, 21-25, 12-25)로 완패했다. 최근 3연패에 빠진 3위 기업은행(승점 22·8승 5패)은 승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4위 정관장(승점 21·7승 6패)의 추격에서 달아나는데 실패했다. 2위 현대건설(승점 30)과 격차를 더 벌어졌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5일 선두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으로 졌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다가 내리 3세트를 뺏겼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대어'를 놓친 아쉬움을 표하면서 선수들을 칭찬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 반격하기 어려운 팀이다. 오늘 경기 후반에 우리 약점을 확인했다"라면서도 "오늘 우리 선수들은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잘했다. 아쉽게 패했지만, '오늘 같은 경기만 하자'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IBK기업은행은 1, 2라운드를 8승 4패(승점 22) 3위로 마쳤다. 김 감독은 "무척 걱정했는데, 시즌 초반을 잘 넘겼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고비가 찾아올 것이다. 체력적으로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남은 시즌도 오늘처럼 투지 넘치는 경기를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그러나 사령탑의 격려가 무색할 정도로 8일 현대건설전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여자부 '득점 1위'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이 10득점, 공격성공률 21.62%에 그쳤다. IBK기업은행은 서브에스에서 6-0으로 앞섰을 뿐, 공격성공률과 블로킹 싸움에서 크게 졌다. 지난 5일 흥국생명전 이후 이틀 휴식하고 나온 탓에 전체적으로 발이 무거워 보였다.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에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선수단에 '정신력'을 주문했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험난한 일정을 치르고 있다. 정관장-흥국생명-현대건설 등 '우승 후보'와 연달아 만나 3연패를 당했다. 오는 13일에는 흥국생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다시 맞붙는다. 이형석 기자 2024.12.09 09:18
배구

'무려 7년 만' 곽승석이 리베로 유니폼을 입은 이유, '탄탄한' 대한항공의 '유연한' 생각

"7년 만입니다."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36·대한항공)이 7년 만에 팀원들과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자신의 본 포지션이 아닌 리베로로 경기에 출전한 것이다. 곽승석은 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전에서 리베로로 출전, 팀의 디그를 책임지며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곽승석은 리시브 효율 25.00%에 11개의 디그를 기록하며 수비 임무에 집중했다. 곽승석의 말에 따르면, 그가 리베로로 경기에 출전한 건 7년 만이다. 2016~17시즌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 리베로로 나선 바 있다. 곽승석은 " 7년 만에 처음 리베로로 출전하는데 모든 것이 새로웠다"라며 "경기 하루 전에 출전 지시를 받았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동료들과 호흡이 잘 풀려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대한항공은 왜 곽승석에게 리베로 유니폼을 입혔을까.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 팀엔 리베로 역할을 할 선수가 많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팀에 많다는 건 팀으로서 정말 큰 가치다"라며 흐뭇해 했다. 현재 대한항공에는 확실한 리베로가 없다. 정성민(36) 송민근(24) 박지훈(26) 강승일(19) 등이 있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선수가 없다. 오히려 틸리카이넨 감독은 시즌 초반 정강이 부상으로 공격이 어려웠던 주포 정지석(29)을 리베로로 활용했고, 이날은 곽승석을 리베로로 투입해 효과를 봤다. 다만 주 포지션이 아닌 선수에게 리베로를 계속 맡기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틸리카이넨 감독은 "팀이 이길 수 있게 유연한 생각을 해야 한다. (리베로 등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들이 많은) 우리 팀의 장점을 활용해 효과를 본 것이다"라며 흐뭇해 했다. 그러면서도 틸리카이넨 감독은 "앞으로 곽승석을 계속 리베로로 기용하진 않을 것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팀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주전과 백업의 실력차가 적은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쟁자들이 많고 강한 팀에서 살아남으려면 매일 좋은 모습을 훈련장에서 보여주지 않으면 살아나기 어렵다"며 내부 경쟁을 통한 선수층 강화를 강조해온 바 있다. 2라운드에 합류해 대한항공의 배구를 짧게 경험했던 대체 외국인 선수 막심 지갈로프도 "(주전과 백업 격차가) 경험에서만 차이가 날 뿐, 기술 부분에선 전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할 정도다. 탄탄한 선수층을 앞세워 단단한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리베로 위기도 같은 방법으로 탈출하고자 한다. 곽승석도 기존 리베로들을 향한 격려의 말로 힘을 보탰다. "우리 팀 리베로들의 실력은 나쁘지 않다"라며 "실력이나 기록을 떠나 분위기를 잡고 소통을 더 잘해서 화이팅하는 게 더 중요하다. 감독님이 어떤 플레이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잘 파악해서 연습 때 자기 어필을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올 시즌 리그 5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승점 28을 기록,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29)을 바짝 추격했다. 현대캐피탈의 강한 도전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으로선 더 많은 승점과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난 몇 시즌 동안 우리가 좋은 결과(4연패)를 갖고 오면서 모두가 우리를 이기고 싶어한다. 시즌 중 이길 수 있는 기회들을 잘 이겨나가다 보면 별 한 개(우승)를 차지하는 데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4.12.09 06:04
예능

“왜 저렇게까지”…장시원PD 매료시킨 ‘최강럭비’ 마이너 아닌 언더독 서사 [종합]

‘최강야구’를 성공시킨 장시원PD가 ‘비주류’ 럭비에 자신 있게 출사표를 던졌다.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넷플릭스 새 예능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장시원PD와 정용검 아나운서, 서인수 해설위원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한 참가팀 각 대표 선수 6명이 참석했다.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국군체육부대 최호영 선수는 비상계엄 여파로 군 본연 임무 방침에 따라 불참했다.오는 10일 공개되는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이하 ‘최강럭비’)는 승리의 영광을 위해 온 몸을 던지며 필사의 전진을 이어가는 럭비 선수들의 진짜 승부를 보여주는 스포츠 서바이벌 예능이다. ‘최강야구’, ‘강철부대’ 등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에 강한 장시원 PD와 ‘피지컬: 100’, ‘흑백요리사’를 비롯한 대형 서바이벌을 성공시킨 넷플릭스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았다.이날 장PD는 럭비를 채택한 이유에 대해 “일본 삿포로에서 설원을 보는데 피 터지는 대전투가 벌어진다면 강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스포츠로 럭비가 떠올랐다”라며 “한국에 돌아가 럭비 경기를 생애 처음 본 순간, ‘이 세계의 사람들은 왜 모든걸 던져서 할까’ 궁금했다. 우승상금도 없는데 항상 마지막인 것처럼 임하기에 끌렸다. 제가 느낀 이 충격적 세계를 보여주고 싶단 생각으로 출발했다”고 밝혔다.국내에서 럭비는 리그가 단 한 개이며, 전체 선수가 100명 내외인 비주류 종목이다. 장PD는 “럭비는 전진해야만 이기는 스포츠인데 그게 우리 삶과 닿아있다고 느꼈다”라며 “인지 자체가 안된 럭비의 매력을 많은 사람이 느꼈으면 하는 것이 제 각오고 목표”라고 말했다.국내에서 중계 규모도 작다보니 별도의 촬영 시스템을 갖춰야 했다. 장PD는 “사운드를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최강럭비의 핵심이었다”며 “뼈와 뼈를 부딪치는 소리가 소름 끼치는데 이를 현장감 있게 전달하고자 모든 선수들에게 각자 개인 마이크를 붙였다. 따로 목뒤에 붙이는 마이크를 제작해 경기에 지장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각도에서 극적인 순간을 담기 위해 “중계 카메라 40대, 거치 카메라 100대를 투입했다”라며 차별점을 꼽았다. ‘최강럭비’는 7개 팀이 우위를 가리며 격돌하는 한 달 여간 여정을 그린다. 실업팀 최강인 한국전력공사부터 현대글로비스, 포스코이앤씨, OK 읏맨 럭비단은 물론, 국군체육부대와 대학팀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출전한다. 이날 한국전력공사 나관영 선수는 “넷플릭스를 통해 럭비를 알릴 기회가 생긴게 감사했다. 한국럭비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될거란 생각에 책임감도 생겼다. 선수인생을 통틀어 긴장되고 간절한 시합이 처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쏙쏙 들어올 해설진도 기대 요소다. 스포츠캐스터 정용검 아나운서와 국내 유일 럭비 국제심판 서인수 해설위원이 중계를 맡는다. 정 아나운서는 “‘최강야구’가 예능의 탈을 쓴 스포츠 드라마라면 ‘최강럭비’는 예능의 탈을 쓴 스포츠 다큐멘터리라고 느꼈다”며 “시청자분들도 재밌게 보시다가 ‘왜 저렇게까지’라는 생각도 들고, 마지막엔 눈물도 흘릴 것”이라고 예고했다.촬영 중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한 출연자에 대해서 장PD는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은 것이 첫 번째이기에 당연히 편집했다”라고 일갈했다.선수들이 밝힌 넷플릭스와 함께하는 기대 요소는 글로벌 190개국 시청자에게 한국 럭비를 알리는 것이다. 장PD는 “처음 보는 종목에 처음 시도한 카메라와 오디오 시스템이라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선수들과 중계진, 제작진들이 1년 6개월 동안 열심히 만들었다. 재밌게 몰입해서 봐주시면 감사하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만 1이 잘되어야 2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2를 제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2.05 12:49
프로야구

"착각하지 말자" 구자욱의 채찍질, "웅장해 보였던 KIA, 우리도 강팀 됐으면" [IS 인터뷰]

"우승팀 KIA처럼, 우리도 강팀이 되자."올 시즌 한국시리즈(KS) 준우승에 그친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 구자욱(31)은 통합우승 팀 KIA 타이거즈를 두고 "웅장하고 거대했다"라고 표현했다. 우승 전력을 갖춘 강력한 팀,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팀. 구자욱은 내년 시즌엔 삼성이 그런 팀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삼성은 올해 편견을 깼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삼성의 시즌 전망을 하위권으로 예상했지만, 삼성은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KS) 준우승으로 2024시즌을 마쳤다. 구자욱은 "하위권 예상을 깨고 거둔 값진 성과"라고 평가했지만, "여기에 만족해선 안 된다"라고도 강조했다. 약체라는 평가가 삼성 선수들을 자극했다. 구자욱은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우리 팀이 조금 약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는 "야구는 모르는 거다. 우리 선수들도 그런(약체라는) 마음을 가지고 그라운드에 서지 않았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시즌 전 우리가 준비했던 대로 잘 됐고, 선수들이 적재적소에 힘을 내준 덕분에 퍼즐이 맞춰져 좋은 결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자욱은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약체) 평가를 뒤집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내년 시즌을 또 준비해야 한다"라며 채찍질했다. "올해의 성과를 착각하거나 자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경계하며 "사실 올해 처음 잘한 선수들도 많다. 이번에 잘했다고 내년에 잘할 거란 보장은 없다. 안주하지 말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선수들에게 초심을 강조했다. "선수들이 다시 시즌 전 가졌던 마음으로 리셋(reset)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올해의 성과로 '해냈다, 이뤄냈다'고 마냥 좋아하지만 않았으면 한다. 꾸준하게 10~20년 오래 성공하는 선수가 되려면 만족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새롭게 정신 무장을 하고 비시즌에 철저히 준비해 새 시즌에 나섰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비시즌)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말자"고 동료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구자욱은 자신에게도 냉정했다. 올 시즌 구자욱은 129경기에 나와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장타율 0.627을 기록했다. 중심타자의 덕목인 장타에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지만 그는 만족할 수 없었다. "운이 많이 따라줬다"며 "개인 성적에 대한 집착과 부담보단, 팀 성적에 부담을 조금 더 가져볼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팀 성적이 좋아야 내가 좋고 모두가 행복하다. 내가 잘하려는 생각보다 이기려고 하는 생각이 더 크다"며 주장의 면모를 보였다. 내년 시즌 구자욱은 단순히 높은 순위만 바라보지 않는다. '강팀'이 되어 KS 무대에 서고 싶다. "올해 KIA 선수들이 부러웠다. 엄청난 강팀이란 느낌이 들었다. 거대해 보였다"고 말한 구자욱은 "우리도 그런 팀이 되고 싶다. 누구도 우리를 쉽게 보지 못하는 강팀이 된 후에 KS를 맞이하면, 선수들도 여유를 갖고 경기에 임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구자욱은 "모두에게 믿음을 주고 우리 경기를 보는 팬분들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내년 시즌 KS에 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1.26 08:08
프로야구

신인 5명과 함께 한 마지막 담금질, 삼성 "재능 있는 신인들 들어왔다, 만족스러웠던 마무리캠프"

"신인 5명이 마무리캠프 참가한 건 처음, 만족스러운 캠프였다."하위권 예상을 깨고 한국시리즈(KS)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삼성 라이온즈가 마무리 담금질까지 마쳤다. 삼성 선수단은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 5일부터 17박 18일 동안 진행된 이번 캠프에서 선수단은 4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훈련을 소화, 기술과 체력, 근력 보강 및 기본기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구슬땀을 흘렸다. 최고참 투수 임창민을 비롯해 1군에서 활약했던 외야수 김성윤과 윤정빈, 투수 황동재, 이승민, 우완 이승현, 포수 이병헌, 내야수 양도근 등이 참가했다. 2025 신인 선수들 5명도 명단에 포함돼 6일 합류할 예정이다. 1라운드 신인 투수 배찬승과 2라운더 내야수 심재훈, 3라운더 내야수 차승준, 4라운더 외야수 함수호, 7라운더 투수 홍준영도 이름을 올렸다. 마무리캠프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박진만 감독은 "기존 선수들은 기량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훈련을 했고, 신인 선수들은 기본기 훈련에 중점을 뒀다. 어느 한 두 선수를 얘기하기 힘들 정도로 모두가 열심히 하는 게 눈에 보여서 만족스러운 캠프였다"라고 총평했다.특히 박 감독은 신인 선수 5명의 기량 발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내년 신인선수 5명이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건 거의 처음인 거 같다"라고 말한 박 감독은 "모두 좋은 자원들이다. 재능 있는 신인선수가 많이 들어왔다는 걸 느꼈다. 이번 마무리캠프가 프로선수로서 뭔가를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내년 스프링캠프에선 어떤 성장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열심히 해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도 뛸 수 있는 신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진만 감독은 “올해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도 있고, 노력한 만큼 결과물을 얻지 못한 선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지난 시즌은 이제 잊고 비시즌 동안 잘 보완해서 건강하게 내년 캠프를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선수단은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팬들과 함께하는 자선행사 'The Blue Wave'를 진행한 뒤 본격적인 비활동기간에 돌입한다.윤승재 기자 2024.11.24 07:51
프로야구

한국 야구의 숙원 세대교체, '투·포수 전원 20대' 일본이 더 빠르고 과감했다 [IS 포커스]

한국 야구의 숙원사업인 세대교체, 일본 야구가 더 빠르고 과감했다.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이끄는 일본 야구대표팀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조별리그를 5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이번 대회 출전한 12개 국가 중 조별리그를 승률 100%로 마친 건 일본이 유일하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력을 보여주며 슈퍼라운드(4강) 진출권을 쉽게 따냈다. 일본은 2015년 열린 초대 대회 3위, 2019년 2회 대회에서는 한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일본 야구의 상승세가 놀라운 건 확 바뀐 선수 구성 때문이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 멤버 중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28명)에 이름을 올린 건 5명에 불과하다. WBC와 달리 메이저리그(MLB) 선수의 차출이 불가능한 대회 특성상 어느 정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는데 예상보다 더 과감하게 세대교체 버튼을 눌렀다. 특히 포수 포지션은 물갈이 폭이 컸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일본 프로야구(NPB) 최고 안방마님이자 WBC 우승을 이끈 카이 타쿠야(32·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정상급 수비형 포수 나카무라 유헤이(34·야쿠르트 스왈로스) 등이 빠졌다. 빈자리를 채운 건 코가 유토(25·세이부 라이온스) 사카쿠라 쇼고(26·히로시마 도요 카프) 사토 토시야(26·지바 롯데 마린스)였다. 세 선수의 평균 연령은 25.7세. 박동원(34·LG 트윈스)과 김형준(25·NC 다이노스)이 대회에 차출된 한국 대표팀의 포수(평균 연령 29.5세)보다 더 젊고 유기적이었다. 투수 포지션도 마찬가지. 1996년생 스즈키 소라(라쿠텐 골든 이글스)가 최고령으로 전원 20대였다.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바타 감독의 고심은 깊었다. 무라카미 무네타카(24·야쿠르트) 오카모토 카즈마(28·요미우리 자이언츠) 야마카와 호타카(33·소프트뱅크) 등 NPB 슬러거들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것이다. 그의 선택은 변화였다. 내야진의 평균 연령을 26.1세(한국 24.1세)로 낮췄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마키 슈고(26·요코하마 베이스타스) 겐다 소스케(31·세이부)가 중심을 잡고 젊은 선수들이 힘을 보탰다. 2000년대생 쿠레바야시 코타로(22·오릭스 퍼팔로스)와 코조노 카이토(24·히로시마)가 조별리그에서 각각 0.313, 0.368 고타율로 두각을 나타냈다. 외야에선 프로 2년 차 신예 모리시타 쇼타(24·한신 타이거스)가 맹활약했다. 모리시타는 한국전 투런 홈런 포함 조별리그에서 타율 0.571(14타수 8안타)을 기록했다. 장타율(0.929)과 출루율(0.636)을 합한 OPS가 1.565에 이른다. 윤동희(21·롯데 자이언츠)와 이주형(23·키움 히어로즈)이 1할대 타율로 고전한 한국 대표팀과 온도 차이가 뚜렷했다. 이바타 감독은 지난달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때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된 선수가 10명"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달라"라고 말했다. 그의 당부대로 일본은 세대교체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고 있다. 세대교체를 천명하며 이번 대회 출전, 조별리그(3승 2패)에서 탈락한 한국 대표팀과 희비가 엇갈렸다. 한 구단 관계자는 "결국 세대교체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뎁스(선수층)다. 선수가 마땅치 않으면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라고 꼬집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20 05:30
배구

100만분의 1이라도 "제로가 아니면 기회는 있다", 5연패 도전하는 대한항공의 뚝심 [IS 인터뷰]

"100만분의 1이요? 그럼 가능성은 있다는 거네요!"좋아하는 상대에게 고백을 했을 때, 이런 대답을 들으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대부분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영화 '덤 앤 더머' 속 주인공인 로이드 크리스마스(짐 캐리 배역)는 달랐다.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며 오히려 좋아했다. 지난해 대한항공이 기적의 역전 우승을 달성했을 당시,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자신들의 여정이 영화 '덤 앤 더머'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아직 (우승의) 꿈을 꿀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라며 희망을 외쳤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고, 전인미답의 통합우승 4연패 금자탑까지 쌓았다. 올해 5연패에 도전한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부터 시련을 맞았다. 부상 악령이 발목을 잡았다.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정강이 부분 피로 골절 여파로 주포지션 아웃사이드 히터가 아닌 리베로로 시즌을 시작했고, 코보컵 대회에서 활약했던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도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쳐 이탈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규민도 발목 부상으로 빠졌고, 외국인 주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도 어깨 관절 회전근 파열로 6∼8주 결장 진단을 받았다. 부상병동이 된 대한항공은 1라운드를 3승 3패로 마치면서 중위권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튼튼한 잇몸으로 버텼다.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이 줄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를 훌륭히 메워줬고, 아시아쿼터 아포짓 히터 모라디 아레프(등록명 아레프)도 반대쪽 날개에서 맹공을 퍼부었다. 조재영과 김민재 미들 블로커 트윈 타워도 김규민의 공백을 잘 메웠다. 대한항공이 1라운드에서 3패를 거뒀음에도, 모두 풀세트로 패하며 승점을 챙긴 것이 고무적이었다. 조금씩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정지석이 다시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로 돌아왔고, 요스바니 의 대체 외국인 선수 막심 지갈로프도 새롭게 합류했다. 특히 막심은 14일 복귀전(KB손해보험전)에서 21득점을 폭발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대체 선수로 합류해 대한항공의 우승을 이끌었던 막심은 이번 시즌에도 대체 외국인 선수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며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외국에 있을 때도 대한항공의 경기를 지켜봤다고 전한 막심은 "부상 선수가 생겨도 다른 선수들이 잘 싸우고 이기는 걸 보면서 이 팀의 정신력이 높다고 생각했다"며 "훈련할 때도 A팀(주전)과 B팀(백업)의 격차가 정말 없는 팀이라는 걸 느낀다. 경험에서만 차이가 날 뿐, 기술 부분에선 전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가 봐도 대한항공의 선수층은 탄탄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훈련의 힘과 선수들의 저력을 믿는다. 14일 경기 승리 후 만난 틸리카이넨 감독은 "훈련에서의 좋은 모습들을 경기장 안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장 안에 들어오면 항상 배고픈 마음으로,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라며 선수들에게 당부한다. 이어 그는 "경쟁자들이 많고 강한 팀에서 살아남으려면 매일 좋은 모습을 훈련장에서 보여주지 않으면 살아나기 어렵다"며 선수들에게 "잘하고 있다"는 칭찬도 잊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다소 주춤했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다시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지난해 '덤 앤 더머' 에피소드를 잠시 떠올린 틸리카이넨 감독은 "제로가 아니면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고,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연승을 하든 연패를 하든 (그 분위기에) 빠지지 않고 계속 우리의 배구를 이어갈 것이다"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의정부=윤승재 기자 2024.11.14 06:04
LPGA

눈물로 시작해 3관왕으로 마친 징계 복귀 시즌, 윤이나 "조금만 더 믿고 지켜봐 달라"

"조금만 더 믿어 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징계 복귀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3관왕(대상·상금·평균 타수)에 올랐다. '오구(誤球) 플레이(자신의 것이 아닌 공을 치는 행위)' 징계가 끝나고 돌아온 해에 타이틀을 석권했다. 윤이나는 지난 10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올드코스(파72·6771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마지막 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작성, 최종 합계 2언더파 214타 공동 11위에 올랐다. 이날 윤이나는 대상 포인트는 얻지 못했으나, 최종 합계 535점을 유지해 대상을 차지했다. 또 이날 상금 1147만원을 추가한 윤이나는 시즌 누적 상금 11억9994만원을 기록, 2위 박현경(11억2436만원)과의 차이를 늘리면서 상금왕도 확정했다. 평균 타수도 69.9875타를 기록하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3관왕 확정 후 윤이나는 "복귀 이후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나 기대를 못했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세 타이틀 모두 귀한 상인데, '최저 타수상'이 가장 욕심이 났다. 1년을 평균으로 했을 때, 가장 좋은 스코어를 냈다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꾸준히 잘 쳐왔다고 스스로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021년 투어에 입회해 '장타 유망주'로 큰 기대를 받았던 윤이나는 2022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를 한 뒤 뒤늦게 신고했다가 3년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윤이나는 그해 7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징계를 받고 필드를 떠났다. 이후 징계가 1년 6개월로 경감됐고, 윤이나는 지난 4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을 통해 복귀했다. 당시 윤이나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제 잘못으로 상처받았을 선수, 팬분들께 다시 사과드리고 싶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정직하고 모범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복귀한 윤이나는 24개 대회에 나와 우승 한 차례와 준우승 네 차례, 3위 세 차례를 기록할 만큼 안정적인 성적을 냈다. 지난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윤이나는 올해 3승을 거둔 박현경, 이예원(21·KB금융그룹) 박지영(28·한국토지신탁) 배소현(31·프롬바이오)에 비해 우승 횟수는 적다. 그러나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한 끝에 3관왕으로 시즌을 마쳤다.윤이나는 "매 순간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그 점이 좋은 운과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윤이나는 오는 12월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한다. 윤이나는 세계랭킹 29위로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예선은 면제받고, 최종전에 곧바로 나갈 수 있다.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에서 25위 이내에 들면 이듬해 LPGA 투어 출전권을 받는다. 미국 진출의 전초전이다. 윤이나는 "퀄리파잉스쿨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통과를 하지 못한다면, 내년에 한국 투어에서 조금 더 훈련을 하고 성장한 후에 나갈 것이다. 퀄리파잉스쿨에서 붙으면, 미국 투어에서 조금 더 많은 경험을 하며 내 골프를 더욱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이나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를 좋아해달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내가 계속해서 좋은 모습, 그리고 정직하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조금만 더 믿어 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골프 팬들에게 당부했다. 윤승재 기자 2024.11.11 06:04
배구

'딸과 한 코트' 서는 꿈, 은퇴식서 이뤘다…"엄마 그동안 수고 많았어" [IS 인터뷰]

"엄마, 그동안 수고 많았어.""딸,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되길 바라."손을 맞잡고 나란히 앉은 모녀는 서로의 눈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평소 친구처럼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했지만, 특별한 순간인 만큼 선뜻 입이 잘 떨어지지는 않았다. 모녀는 짧지만 굵직한 한 마디로 서로를 격려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정대영(43)이 20년 가까이 몸담은 코트를 떠났다. 2005년 프로 출범 후부터 19시즌 동안 프로 코트를 누빈 정대영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 지난 10일 친정팀 GS 칼텍스의 홈 구장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은퇴식을 열고 유니폼을 벗었다. 자신이 두 차례 우승(2007~08, 2013~14시즌)을 이끌었던 GS와 2017~18시즌과 2022~23시즌 두 번의 우승을 견인했던 한국도로공사의 경기에서 뜻깊은 은퇴식을 가졌다. 정대영은 "43세까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배구를 했다. 감사하다"며 "주변에서 (은퇴하는 것이) 서운하지 않냐고 했지만, 충분히 오래했다. 은퇴를 결정한 데에 후회는 없다. 은퇴 후 (딸과 함께 하는) 삶이 너무 행복해서 (은퇴를) 번복할 생각은 없다"라며 웃었다. 이날 은퇴식을 가진 정대영은 딸 김보민 양과 함께 코트에 섰다. 김보민(14) 양도 배구 꿈나무로 제천여중에서 프로 선수의 꿈을 꾸고 있다. 정대영이 때린 시구를 반대쪽 코트에서 김보민 양이 받아내면서 엄마의 뜻깊은 은퇴식을 함께 했다. 정대영은 이전부터 딸과 함께 한 코트에 서는 걸 꿈꿔왔다. 딸이 아직 중학교 2학년이라 쉽지는 않아 보였지만, 정대영은 '엄마 선수'와 '워킹맘'이라는 책임감을 안고 꿈을 이어 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하면서 꿈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정대영은 이날 딸과 함께 한 코트에 선 것만으로 감사하고 감회가 남달랐다고 전했다. 김보민 양은 "엄마와 같이 한 코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같은 팀으로) 뛰면 기분 좋을 거 같은데 상대 팀으로 만나면 곤란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엄마는 언니나 친구 같은 존재다. 잘 통한다"라면서도 "내 롤모델이다. 엄마를 보고 배울 점도 많고, 엄마처럼 배구를 오래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보민 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다. 또래 선수들보다 늦게 시작한 편이다. 엄마 정대영은 "딸이 다른 친구들과 차이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힘들다는 말도 하지 않아 대견하다. 우리 때와는 달리 공부까지 병행해야 하는데 대단하다. '얘도 나를 닮아서 독한 면이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길인데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은퇴가 아쉬운 유일한 이유가 딸이었지만, 은퇴가 후련한 것도 딸 때문이었다. "은퇴를 고민할 때 딸과 함께 못 뛴다는 게 가장 아쉬웠다"고 한 정대영은 "선수 때는 주말에만 딸을 봤는데, 이젠 항상 집에 같이 있고 여행도 많이 다닌다. 같이 훈련도 하고 체력 운동도 한다. 앞으로도 같이 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정대영은 출산 및 육아로 은퇴를 고민하는 후배 선수들에게도 당부의 한마디를 건넸다. "엄마 선수의 길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나도 구단에서 도움을 많이 줘서 가능했다"며 "그래도 나처럼 많은 선수가 복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이런 선수들이 많아져야 좋은 선수들이 더욱 많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장충=윤승재 기자 2024.11.11 06:04
프로축구

진짜 현실로 이뤄낸 ‘우승 확정골’…5년 전 트라우마까지 털어낸 주민규 [IS 울산]

주민규(34·울산 HD)에게 지난여름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지난 7월 득점을 끝으로 3개월 넘도록 골망을 흔들지 못한 탓이다. 최근 세 시즌 연속 K리그1 베스트11에 선정되고, 2021년과 2023년 K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품었던 리그 최고 골잡이 위용도 사라졌다. 일각에선 국가대표의 꿈을 이룬 이후 동기부여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왔다.지난달 2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 주민규는 마침내 길었던 골 침묵을 깼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절묘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주민규는 그러나 무려 106일 만에 터진 골에서 환하게 웃지 못했다. 동료와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더불어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뜻이었다.골 침묵을 깨트린 것에 만족할 수 없었다. 주민규는 ‘이기면 우승’이었던 강원FC전을 앞두고 구단을 통해 ‘우승 확정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헌신하고 수비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내가 찬스를 살렸다면 몇 경기에서 승점이 더 많았을 것”이라며 “내가 우승 확정 골을 넣는다면, 올 한해 아쉽고 힘들었던 순간이 사라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그리고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전. 주민규는 우승 확정골에 대한 자신의 다짐을 현실로 이뤄냈다. 그는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8분,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다 마무리했다. 지난 포항전과는 반응이 달랐다. 이번에는 환하게 웃으며 포효했다. 이날 울산이 2-1로 승리하면서 주민규의 이 골은 실제 ‘우승 확정골’이 됐다. 주민규도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주민규는 길었던 골 침묵부터 돌아봤다. 그는 “저도 힘들었다. 이렇게 길게까지 침묵할 수 있나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소중했다”고 돌아봤다.이어 주민규는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김판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들이 함께해 준 덕분이었다. 그래서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결국 팀 스포츠라는 걸 느꼈던 3개월이었다”고 했다.주민규는 “(골이 안 나오면서) 사실 주위에서 더 속이 탔을 거다. 그럼에도 신뢰를 하고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 믿음이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다”며 “어떻게든 내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청용이 형도 어시스트를 너무 잘해줬다. 누가 들어와도 골을 넣을 수 있을 찬스를 만들어줘서 고마웠다”며 공을 돌렸다. 5년 전 트라우마마저 극복한 우승이고, 그 우승의 결실을 자신의 결승골로 맺었다는 점에 의미가 컸다. 사실 우승 타이틀이 걸린 경기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치르는 건 울산 입장에선 ‘트라우마’로 남았다. 지난 2019년 리그 최종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포항전 패배로 전북 현대에 허무하게 우승을 빼앗긴 적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 전 적장인 윤정환 강원 감독마저 “울산이 아픈 기억이 있는 곳으로 안다.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했을 정도다. 주민규도 당시 악몽의 현장에 있었고, 당시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주민규는 “2019년에 이곳에서 우승을 못하는 아픔이 있었다. 그 트라우마가 있었다. 경기 전 이명재가 당시 이야기를 해서 트라우마가 다시 떠올랐다”며 “긴장을 많이 했다. 다행히 저만 그랬던 거 같다. 다른 선수들은 자신감이 있었다. 초반 10분 만에 ‘오늘은 우승하겠구나’ 싶었다”고 했다.이어 그는 “사실 당시 울산은 중요한 경기 때마다 긴장 아닌 긴장감이 있었다. ‘또 지면 어떡하지’라는 마음들이 있었다”며 “지금의 울산은 이기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우승 DNA라고 생각한다. 내가 울산을 택한 이유도 우승하려고 했다. 당연히 우승을 해야 하는 팀”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랜 골침묵 탓에 의기소침하게 귀가했다던 주민규는 “이제는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들어가 아내에게 인사할 것 같다. 고맙다는 말을 항상 하지만 정말 고맙다. 축구선수 아내로서 사는 게 정말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선수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줘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된 시점, 주민규는 “드릴 말씀이 있다”며 한 가지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주민규는 “우승을 한 만큼 우리 팀에서 베스트11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김기희 형도 주장으로서 많은 역할을 해줬고 헌신하면서 팀을 이끌어가는 데 도움을 많이 줬다”며 “저는 안 뽑아주셔도 된다. 대신 저희 팀 선수들 많이 뽑아주셔서 베스트11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울산=김명석 기자 2024.11.0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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