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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배드빌런, 댄서 이미지 넘어 아티스트로…“목표는 코첼라·빌보드 입성” [종합]

실력 하나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신인 걸그룹 배드빌런이 탈신인급 퍼포먼스로 무장, 글로벌 음악시장을 향한 당찬 발걸음을 내디뎠다.배드빌런은 19일 오후 6시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디지털 싱글 ‘숨(ZOOM)’을 발표한다. 신곡 공개에 앞서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멤버 엠마는 “쉽게 볼 수 없는 퍼포먼스에 흔들림 없는 라이브가 우리의 강점”이라며 “퍼포먼스와 라이브를 모두 다 지켜봐달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배드빌런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출신 엠마와 원밀리언 출신 클로이 영, MBC ‘방과후 설렘’에 출연한 휴이와 윤서 외에 이나, 빈, 켈리로 구성된 7인조 걸그룹으로 지난 6월 데뷔했다. 멤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음악적 역량과 다채로운 매력으로 데뷔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4개월 만에 신곡 ‘숨’으로 돌아온 배드빌런의 멤버 클로이 영은 “5개월 만의 컴백이라 떨리고 설렌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숨’은 배드빌런의 탄탄한 보컬과 쫄깃한 래핑, 독보적인 퍼포먼스 등 이들의 강한 음악적 자신감을 담은 곡이다. 데뷔 앨범 ‘오버스텝’으로 세상이 정한 기준선에서 한발자국 벗어났다면, 이번 신곡을 통해서는 앞으로 배드빌런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을 만들며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확고히 한다는 각오다.곡에 대해 클로이 영은 “펑크 기반의 힙합 베이스 곡이다. 기존 틀을 부수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곡이다. 키치한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라 소개했다. 이어 "데뷔곡과 같은 힙합 장르지만 이번 곡에서는 보컬적 면모가 더 드러난다고 생각한다"고 차별점을 소개했다.엠마는 “곡 중 ‘숨 돌려 숨’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가사가 있는데 그 부분이 훅”이라며 “데뷔곡 ‘배드빌런’과는 다른 강렬한 퍼포먼스로 돌아왔고, 저도 함께 안무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댄서 출신이 다수인 팀인 만큼 퍼포먼스에 대한 노력은 진심이라고. 이나는 “우리는 무대에 정말 진심이라 연습도 열심히 한다. 연습 영상을 돌려보며 틀린 부분을 하나씩 다 캡처해놓고 동작 동선 다 맞춰보며 라이브를 연습 중”이라고 말했다. 걸출한 댄스 실력은 팀의 강점이지만 데뷔 전 이력에 따른 ‘댄서’ 이미지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도 남달랐다. 엠마는 “댄서 이미지로 각인된 점이 있지만 더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보컬 연습도 정말 많이 했다. 멤버들도 춤 실력이 더 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시간이 지나면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클로이 영은 “이번 곡을 통해 좀 더 알맹이가 단단하고 다방면으로, 음악적으로 보여드릴 게 많은 팀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엠마는 “쉽게 볼 수 없는 퍼포먼스에 흔들림 없는 라이브가 강점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도 드러냈다.총괄 프로듀서 MC몽의 조언도 전했다. 이나는 “총괄 프로듀서로서 많이 참여해주셨고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평소 멤버들이 즐기듯이 무대 위에서도 즐기면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듣고 싶은 수식어로 ‘무대 위 히어로’라 꼽은 배드빌런은 신곡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목표로 음악방송 1위를 꼽았다. 또 신곡 콘셉트에 대해서는 ‘보면 숨이 멎을듯 한 카리스마’라고 밝히는가 하면 “코첼라 같은 대형 페스티벌에도 참여하고 싶다. 또 우리 음악을 더 알릴 수 있도록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것도 꿈”이라고 다부진 포부도 드러냈다. 배드빌런은 이날 오후 6시 신곡 ‘숨’을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11.19 15:00
스타

추석에 살찌지 마요... 음식 대신 배 채워줄 ‘맛있는 노래 5선’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 계절이다. 가을만 되면 식욕이 증가하는데다 9월은 민족 대명절 추석이 있는 만큼 다이어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대리만족할 수 있는 동물 아닌가. 일간스포츠가 추석을 맞아 듣기만 해도 배가 부를 법한 노래들을 선별했다.◇ 다이나믹 듀오 ‘피타파’ “햄버거 피자 타코 파스타” 도입부부터 고막에 기름칠을 하고 시작한다. ‘피타파’는 지난 3월 다이나믹 듀오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발매한 정규 10집 타이틀 곡이다. ‘피타파’는 피자, 타코, 파스타를 줄인 말이다. 전 세계 어딜 가도 있는 음식 ‘피타파’처럼 모든 사람에게 대중적이고 싶다는 다이나믹 듀오의 소망이 담겼다. 군침 도는 가사 때문에 부작용도 생겼다. 다이나믹 듀오는 지난 4월 KBS 쿨FM ‘가요광장’에 출연해 “1절을 부르는데 피자, 타코, 파스타 가사가 계속 나오니까 침이 고이더라”면서 라이브의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 비비 ‘밤양갱’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은 가을에 열리는 대표적인 열매다. 비비는 밤을 이용해 만드는 ‘밤양갱’을 소재로 한 노래를 지난 2월 발매해 인기몰이를 했다. 중독성 있게 반복되는 ‘달디단 밤양갱’이란 후렴을 듣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양갱을 사러 가야 할 것 같은 충동이 생긴다. 얼핏 보면 식욕 유발 곡 같지만 비비의 ‘밤양갱’은 천천히 씹어봐야 특유의 쌉싸름함이 느껴진다.‘밤양갱’ 속 연인은 화자에게 ‘바라는 게 너무 많다’며 이별을 고한다. 화자는 하고 싶었던 말을 꾹 누르며 ‘그래 미안해’라고 한다. 그러면서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 단 밤양갱”이라고 말한다. 연인의 엇갈리는 마음은 언제나 사랑받아 온 고전적 테마이지만 왈츠 리듬과 경쾌한 드럼 연주가 만들어낸 몽환적 분위기, 밤양갱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버무려져 대히트를 기록했다. 가수 장기하가 작사·작곡했다.◇ 영파씨 ‘마카로니 치즈’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빛 같은 날이 있다. 바로 ‘치팅데이’(Cheating day). 평소 다이어트 식단과 다른 탄수화물, 지방 기반의 식단으로 몸을 속이는 날이라는 의미다. 영파씨는 대중에게 치팅데이 같은 날을 주겠다며 지난해 10월 ‘마카로니 치즈’로 데뷔했다. ‘마카로니 치즈’는 다이어트에 지친 소녀들의 반항적인 마음을 담았다. 영파씨가 치즈를 맛있게 먹고, 치즈를 길게 늘이는 춤과 함께 보면 대리만족은 2배가 될 것이다. ◇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스트로베리 케이크’ 달콤한 케이크인 줄 알고 한입 물었더니 페이크(fake)였다. JYP엔터테인먼트 신예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를 대중에게 각인시켜준 고마운 곡 ‘스트로베리 케이크’다. 이 노래는 첫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중 하나였는데, 멤버 주연이 테리우스처럼 긴 생머리를 흩날리며 라이브 하는 직캠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소위 ‘떡상’했다. 멤버 건일, 정수, 가온이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후렴구에서 고막을 찢어 버릴 듯한 에너지가 듣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NCT드림 ‘스무디’ 달콤한 디저트를 맛봤으니 이제는 시원한 음료수다. NCT드림이 지난 3월 “부정적인 시선을 모조리 갈아 마셔버리겠다”며 ‘스무디’를 발매했다. 808 베이스라인과 스네어 리듬, 반복되는 챈팅이 만들어내는 그루비함이 인상적인 힙합 댄스 곡이다. 스무디 하면 대개 청량하고 달콤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NCT드림 표 ‘스무디’는 블렌더까지 갈아버릴 만큼 강력하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9.14 06:15
영화

‘베테랑2’ 정해인, 엄친아의 악 [무비로그]②

배우 정해인이 새로운 에너지를 쏟아냈다. 무거웠던 전작의 후광을 본 적 없는 동공 연기로 이어받으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정해인이 천만영화 ‘베테랑’의 새 시리즈에 합류했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새 형사가 합류하면서 함께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극중 정해인이 연기한 캐릭터는 박선우다. 공식적으로는 우연한 기회에 서도철의 눈에 띄어 강력범죄수사대에 합류하게 되는 막내 형사. 비공식적으로는 서도철이 잡아야 할 최종 빌런으로, 서도철의 표현 그대로 “싸움을 X나 잘하는” 안티히어로 ‘해치’다.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캐릭터 설명을 거리낌 없이 적는 이유는 ‘베테랑2’는 출발부터 해치의 정체를 밝혀놓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해인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은 성폭행 교수의 살인 현장. 카메라 앵글이 의자에 묶인 채 고통받는 교수에게서 가해 인물로 전환되는 순간, 정해인은 마스크를 천천히 내리고 모습을 드러낸다. 경찰이 아닌 해치의 모습이다.이후 정해인은 경찰과 해치를 오가며 이야기의 큰 축을 담당한다. 그는 모든 ‘패’를 까고 극 한 가운데 존재해야 하는 부담감을 탄탄한 연기력과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노력으로 버텨낸다. 류승완의 세계에서 움직이는 정해인을 보는 재미는 여느 범죄물 속 빌런 색출만큼이나 흥미롭다. 정해인이 그간 쌓아 온 이미지는 이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다. 지금껏 프레임 속 정해인은 신기하리만큼 따스했다. 대표작인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부터 방영 중인 ‘엄마 친구 아들’ 등 멜로물은 물론, 영화 ‘시동’, 넷플릭스 ‘D.P.’ 시리즈 등 번외 장르에서도 그랬다. 그는 분노나 슬픔이 치미는 순간에도 이를 나쁜 쪽으로 분출하기보다 품고 성장하면서 캐릭터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베테랑2’에서만큼은 예외다. 방긋 웃는 미소에 관객이 녹아내릴 때쯤, 정해인은 선량했던 자신의 두 눈에 예상치 못한 극단의 정서를 갈아 끼운다. “해치 잡았습니다”라고 외치는 순진무구한 목소리가 끝날 때 바뀌는 살기 가득한 눈빛이라든지, 다정하게 윙크를 날린 후 제 허벅지에 마약 주사를 꽂는 순간 감도는 광기 서린 눈빛과 같은 충돌이다.그렇게 정해인표 다크 히어로는 단순 정의로운 구원자가 아닌 천진한 표정 속 잔혹한 광기를 품은 연쇄살인마로 빚어진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생경한 정해인의 표정들은 어디로 튈지 모를 박선우의 행동에 긴장감을 더하며, 서도철을 넘어 관객들까지 쥐고 흔든다. 정해인은 따스함으로 수렴됐던 자신의 이미지를 악의 얼굴로 밀어내고 또 뒤섞으며 연기 스펙트럼 확장에 성공한다.정해인은 류승완 감독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액션 연기도 말끔하게 소화해 낸다. 보는 것만으로도 뼈 마디마디가 아픈 남산 계단 추격신을 시작으로 옥상 빗속 액션, 마지막 터널 액션 시퀀스로 이어지는 영화의 명장면 중심에는 항상 정해인이 있다. 정해인은 때로는 경찰로, 때로는 해치로 들어와 몸을 날린다. 압권은 트라이앵글 초크 기술인데, ‘베테랑2’와 박선우만의 색깔로 완전하게 각인될 만한 액션이다.류 감독 역시 정해인의 연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해인의 액션 연기는 100점 만점에 99.99점이다. 0.01점을 뺀 이유는 동작이 너무 빨라 카메라로 잡기 어려워서다. 천천히 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굉장히 많다”며 “순간 몰입도가 굉장히 좋은 배우”라고 말했다. 아울러 “편집할 때 보니 동공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여러 가지 눈이 있었다”며 “이 배우가 함께 해준 것이 큰 복이라고 생각했다”는 극찬을 덧붙였다.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 배우들의 특장점이 섬세한 눈빛 연기인데 정해인도 ‘베테랑2’를 통해 잘 보여줬다”며 “동시에 최근 보여준 로맨스 연기와는 강렬한 스타일을 더한 연기나 액션들을 무난히 해내면서 관객들에게도 보는 즐거움과 재미를 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11 06:00
연예일반

트와이스도 피해…딥페이크 성범죄 ‘만시지탄’ [IS시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페이크 성범죄가 사회 문제로 급부상했다. 사실 연예계에서 딥페이크 공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피해를 호소해왔으나, 이제서야 관련 대책들이 모색되고 있다.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크게 떠오르면서 관련 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방송통신심의원회(방심위)도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 10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를 수사 중인 프랑스 당국에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영상물 대응과 관련해 긴급 공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방심위가 불법 정보 제재 강화를 예고하자 온라인 참여형 백과사전 나무위키는 음란 콘텐츠를 대거 삭제하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조치는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연예계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호소가 수 년 전부터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대책 마련이 한참이나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 연예인들이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를 호소했을 때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마련했다면, 중학생들이 옆자리 여학생, 선생님, 가족 등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범죄를 저지르는 최근 범죄 흐름을 조기에 막을 수도 있었을 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의 사이버보안 업체 시큐리티 히어로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데 따르면 전세계 딥페이크 음란물에 등장하는 개인의 53%가 한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가수들이 주요 범죄의 대상이다. 최다 표적이 된 개인 10명을 꼽은 결과 그 중 8명이 한국 여자 가수였다는 건, 그간 정부가 얼마나 이 문제를 방치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간 연예계에선 꾸준히 딥페이크 피해를 호소해왔지만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되거나 해외에 사이트가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수사가 어렵다며 지지부진해왔던 게 사실이다. 관련 처벌도 솜방망이 수준이었다. 거기에 더해 AI로 더욱 딥페이크가 손쉬워지자 10대까지 광범위하게 범죄자군이 형성돼 결국 사회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제야 딥페이크 성범죄가 문제가 된 게 아니라 꾸준히 있었지만, 정부 당국이 손을 놓고 있었기에 폭발적으로 급증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앞서 걸그룹 뉴진스는 지난 6월, 가수 권은비는 지난 7월 각각 딥페이크 음란 합성물을 유포 또는 판매한 이들을 형사 고소했고, JYP엔터테인먼트도 지난달 30일 트와이스 멤버들의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장난이 아니라는 걸, 강력히 처벌로 사회에 각인시켜야 한다. 딥페이크 범죄는 비단 성범죄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4월 한 업체가 공모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배우 송혜교와 조인성의 얼굴과 음성을 입힌 가짜 축전 영상을 통해 투자를 유도했으며, 지난달 덱스는 불법 도박 광고에 자신의 얼굴이 딥페이크로 사용됐다며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이제라도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선 만큼, 딥페이크 성범죄와 딥페이크 범죄를 근절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9.02 06:00
영화

혜교·태희 이어…‘리볼버’ 임지연, 이번 언니는 ‘롤모델’ 전도연

“난 딱 요만큼만 언니 편이에요.”내로라하는 ‘언니’들과 호흡을 맞춰온 배우 임지연이 영화 ‘리볼버’에서 새로운 언니, 전도연을 만났다.오는 8월 7일 개봉하는 영화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임지연은 수영의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정체도, 속내도 알 수 없는 ‘정마담’ 윤선을 맡아 전도연과 호흡을 맞췄다.‘리볼버’를 연출한 오승욱 감독에 따르면 극 중 수영과 윤선은 마치 다크히어로 배트맨과 그의 사이드킥 로빈 같은 케미로, 서로 동화돼 가는 관계다. 극중 윤선은 수영의 출소 날 유일하게 그를 찾아간다. 무엇이 목적인지, 누가 보냈는지 답도 주지 않은 채 윤선은 수영의 곁을 맴돌며 긴장감을 형성한다. 임지연은 무뚝뚝하고 삶에 지친 수영으로 분한 전도연 옆에서 그의 모든 생기를 흡수한 듯 독특한 존재감을 뿜어낼 예정이다. 공개된 스틸컷에서 윤선은 화려한 액세서리로 치장하고 채도 강한 컬러의 옷을 입고 있다. 수영을 마주할 때 마치 비웃는 것 같기도, 진심으로 그를 따르는 것 같기도 한 이중적인 미소를 짓는 윤선의 표정은 임지연의 전작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임지연은 유독 선배들과 ‘여여케미’에 강했다. 지난 2011년 영화 ‘재난영화’로 데뷔 후 첫 장편 상업 영화 ‘인간중독’(2014)으로 각종 신인상을 거머쥐었지만 임지연이 대중에게 각인된 것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2022)였다. 배우 송혜교가 읊조리는 “연진아”의 당사자 박연진으로 분한 임지연은 첫 악역 연기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반성 없는 학교 폭력 가해자를 완벽히 소화했다. 특히 박연진에게 덤벼드는 피해자 문동은 역 송혜교와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열연을 펼쳤다. 실제로는 송혜교를 ‘언니’라고 부르며 따른다는 임지연은 ‘더 글로리’ 당시 한 인터뷰에서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 저도 모르게 멱살을 잡는 등 계산되지 않은 행동이 나가기도 해 너무 죄송했는데 혜교 언니가 다 받아주셨다”는 말로 연기에 대한 진심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두 번째 언니로 김태희와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임지연은 무능력한 남편의 가정폭력을 견딘 피해자를 연기했다. 만삭의 임산부로 분한 임지연은 내내 초췌하다가, 상황을 전복시키기로 결심하며 점점 거침없어진다. 극중 김태희와는 남편 사망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전개 속에서 적대 의식부터 출발해 닮은 듯한 상황에 놓였다는 묘한 연대를 형성했다. 이처럼 선배들을 상대로 강렬한 감정을 교환해 온 임지연은 마침내 ‘리볼버’로 롤모델 전도연과 함께하게 됐다. 앞서 임지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당시 전도연을 닮고 싶은 마음에 ‘한예종 전도연’을 자칭하고 다녔다고 밝힌 바 있다. 임지연은 이번 배역에 대해 “윤선은 단순한 것 같다가도 알고 보면 이중적이고 생각이 많은 인물”이라며 “수영을 돕는 과정에서 같은 여자로서 느끼는 동질감이나 묘한 감정이 은근히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또한 “현장에서 전도연 선배의 눈을 보고 하수영이라는 인물을 눈앞에서 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반응들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오 감독은 “(임지연이) 윤선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며 “윤선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가면이 털썩하고 떨어져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층 짙어진 연기를 예고했다.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임지연은 데뷔 초 작품에서 임팩트가 약했는데 ‘더 글로리’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도약하며 출연 메리트가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며 “전작에서 송혜교, 김태희 등 존재감 강한 배우에게 뒤지지 않고 강력한 케미스트리를 완성했기에 이번 ‘리볼버’에서도 전도연과 붙어 밀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22 05:40
프로야구

"김도영의 판단 미스" 홈런 직후 교체, 왜 1루 송구? 인내력 폭발한 감독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의 불안한 수비. 감독의 인내심도 극에 달한 모습이다.김도영은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회 초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냈다. 0-4로 뒤진 상황에서 삼성 선발 코너 시볼드의 2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겼다. 시즌 22호로 부문 선두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25개)과의 차이는 3개. 출루율(0.408)과 장타율(0.619)을 합한 OPS가 1.027로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1.004)에 앞선 KBO리그 전체 1위다. KBO리그 역대 5번째 전반기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가공할 만한 타격감을 유지했다.하지만 김도영은 4회 말 수비에서 변우혁과 교체됐다. 홈런 직후 경기에서 빠진 건 수비가 원인. 문제의 장면은 0-3으로 뒤진 3회 말 나왔다. 삼성은 1사 1·2루 데이비드 맥키넌 타석에서 이중 도루를 시도했다. 풀카운트에서 헛스윙한 맥키넌은 삼진 아웃. 삼성은 1·2루 주자가 모두 2·3루를 향해 뛰었는데 KIA 포수 김태군의 송구가 빠르게 3루에 도착했다. 2루 주자 구자욱이 런다운으로 아웃될 상황.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3루수 김도영의 송구는 2루가 아닌 1루로 향했다. 당황한 탓인지 1루수 서건창이 포구 실수를 범했고 이 순간 그라운드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2루 주자 구자욱이 홈까지 파고들었으나 다시 2-3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KIA는 수비 위치가 어정쩡했던 선발 투수 네일이 구자욱과 충돌했고 결국 주루 방해로 득점이 인정됐다. 경기 공식 기록은 네일의 실책. 하지만 김도영의 판단 미스가 발단이었다. 중계 화면에는 이범호 감독이 박기남 수비 코치에게 아쉬움을 토로하는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이대형 SPOTV 해설위원은 "구자욱(3루 주자)을 끝까지 겨냥했어야 했는데 1루 쪽으로 송구가 넘어가면서 지금 같은 위기가 왔다"며 "김도영 선수의 판단 미스"라고 꼬집었다.KIA는 이날 경기를 연장 접전 끝에 역전승(9-5)으로 장식했다. 하지만 김도영의 불안한 수비가 다시 한번 각인됐다. 김도영의 실책은 2일 기준으로 19개. 부문 2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12개)에게 크게 앞선 압도적인 1위다. 현재 페이스라면 34~35개로 정규시즌을 마치게 된다. 최근 20년 동안 실책 30개를 넘긴 건 2021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35개)과 지난해 김주원(NC 다이노스·30개) 둘 뿐이다. 공격에선 인상적인 모습이지만 수비는 보완 부분이 꽤 많다. 전반기 내내 두터운 신뢰를 보낸 감독의 믿음이 흔들린다는 게 뼈아프다. 김도영의 수비, KIA가 찾아야 할 '우승 퍼즐' 중 하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7.03 05:19
연예일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오늘(1일) ‘쇼챔피언’서 신곡 최초 공개

JYP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쇼챔피언’에서 신곡을 선보인다 .‘쇼챔피언’은 1일 오후 5시에 ‘마이 히어로’라는 주제로 다양한 K팝 아티스트들의 컴백 무대를 공개한다.먼저 풀 밴드 매력을 자랑하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쇼챔피언’에서 컴백 무대를 최초 공개한다. 동안 강렬한 음악 색깔을 보여 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서정적인 분위기의 타이틀곡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 무대를 선보인다. 첫 정규앨범인 만큼 멤버 전원이 전곡 곡 작업에 참여하여 ‘엑디즈스러움’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각인시킬 예정이다. 또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컴백 인터뷰 ‘나!왔어’ 코너에 출연하여 이번 신보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도 나눈다. 작년 8월 프리 데뷔했던 티아이오티도 출연한다. 이들은 5인 체재로 재편하며 청춘의 다양한 감정을 담은타이틀곡 ‘락띵’(ROCK THANG) 무대로 패기와 열정을 노래한다. 새 시작을 준비하는 남자 솔로 아티스트들의 컴백 무대도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챕터로 모험을 시작하는 이진혁이 돌아온다. 이진혁은 자유로운 인생에 대해 희망차게 노래하는 타이틀곡 ‘릴렉스’(Relax)무대로 그의 확장된 음악 세계를 보여 준다.또한 ‘멀티 엔터테이너’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김우진의 컴백 무대도 준비되어있다. 김우진은 쿨하지 못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타이틀곡 ‘아이 라이크 더 웨이’(I Like The Way) 무대를 펼치며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진다.이 외에도 보이넥스트도어, 이펙스, 라스, 리센느, 엔싸인, 수피아, 엔카이브 원위,유니코드 등도 ‘쇼챔피언’에 출연한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5.01 13:44
프로야구

오승환, 통산 408세이브 정복…이와세 넘어 아시아 '끝판왕' 위엄 [IS 고척]

'끝판왕'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이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오승환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원정 3-0으로 앞선 9회 말 등판, 1이닝 무실점하며 시즌 8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408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의미가 큰 1세이브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승환은 407세이브로 일본 프로야구(NPB) 레전드 이와세 히토키(전 주니치 드래건스)와 아시아 최다 세이브 타이. 키움전 세이브로 부문 단독 선두가 됐다.오승환은 KBO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다. 2005년 2차 1라운드 전체 5번으로 지명된 뒤 데뷔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KBO리그 통산 682경기에 등판해 42승 26패 17홀드 408세이브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 중이다. 2013시즌이 끝난 뒤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해 NPB에 진출했고 두 시즌 만에 통산 80세이브를 달성해 '끝판대장'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2016년부터는 메이저리그(MLB)로 무대를 옮겨 4년을 뛰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치면서 MLB 통산 16승 13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 8월 KBO리그로 복귀해 삼성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 금자탑을 세웠고 올 시즌엔 또 다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이와세를 넘어 아시아 세이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6 22:30
예능

[정덕현 요즘 뭐 봐?] ‘어쩌다 사장3’, 김밥지옥 속 ‘무빙’ 슈퍼히어로들을 구한 현지 주민들

사람들도 잘 찾지 않는 외진 곳에 조인성과 차태현 같은 톱스타가 내려와 며칠간 동네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tvN ‘어쩌다 사장’은 그런 기획의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강원도 화천 작은 슈퍼의 임시 사장이 된 시즌1은 물건 파는 이야기일 줄 알았던 프로그램이 사실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이야기라는 걸 각인시키면서 호평을 불러일으켰고, 전라남도 나주로 내려간 시즌2는 보다 커진 마트 규모에도 여전한 ‘사람 이야기’로 훈훈한 반응들을 이끌어냈다.그러더니 이제 시즌3로 돌아온 ‘어쩌다 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라는 바닷가 마을에 있는 한인 마트까지 날아갔다. 어딘가 블록버스터에 가까운 확장을 한 셈인데 여기에는 디즈니플러스가 야심차게 준비해 세계적인 반응을 얻어냈던 드라마 ‘무빙’의 영향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인 조인성과 차태현이 모두 ‘무빙’에서 김두식이라는 하늘을 나는 초능력자와 전계도라는 전기를 일으키는 초능력자 역할로 출연한 것. ‘무빙’의 슈퍼히어로들이 ‘어쩌다 사장3’의 사장들이라는 점은 ‘무빙’의 홍보에도 도움이 되었다.디즈니플러스와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졌고 프로그램은 이 글로벌 플랫폼을 타고 전 세계에 소개됐다. 시작 부분에는 ‘무빙’에서 조인성과 부부로 나온 한효주도 함께 했다. 자연스럽게 ‘무빙’의 달달한 케미들이 프로그램에도 묻어났다. 이처럼 ‘어쩌다 사장3’는 ‘무빙’과 나란히 연계 콘텐츠로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의 한인마트까지 가게 된 것 역시 그래서 우연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물론 국내의 지역 마트를 운영하는 것과 미국의 한인마트를 운영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는 걸 이들은 금세 체감한다. 일단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소통이 어렵고, 바코드도 쓰지 않는 옛날 방식으로 운영되는 마트에 적응하는 일도 쉽지 않다. 초반에는 그래서 영어가 능통한 한효주가 손님들과의 소통을 거의 전담하다시피 했다.의외의 복병으로 등장한 건 이 마트에서 파는 2달러짜리 김밥이었다. 만들어놓으면 금세 다 팔려나가는 김밥 때문에 출연자들은 계속 김밥을 말아야 하는 ‘김밥 지옥’에 갇혔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이 핵심인 ‘어쩌다 사장’ 특유의 색깔은 초반에 빛을 보지 못했다. 낯선 타국에서 이들의 난관을 해결해 준 건 현지 주민들의 따뜻한 온정이었다. 이역만리를 찾아온 출연자들에게 먼저 다가와 어색한 한국어지만 반갑게 인사를 하고, 또 직접 음식을 만들어 멀리서까지 찾아오는 주민들이 있었다. 가게 문을 닫은 시간에 야식을 챙겨왔다며 치킨을 주고 가는 주민들과, 차태현이 볼펜을 선물로 주자 그게 고맙다며 태극기 그림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적어 전해준 아이들까지, 낯선 타지에서의 막막함을 이들의 따뜻한 환대가 풀어줬다. 덕분에 며칠이 지나자 짧은 영어라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익숙한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김밥을 만드는 데도 이력이 생겨 마트 운영이 원활해졌다. 이러한 환대는 현지 주민들이 똑같은 타지 생활에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그들 역시 처음 이 낯선 곳에 와서 말 한마디 통하지 않아 힘겨웠던 그 경험들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낼 수 있었던 건 그 처지를 공유한 이민자들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그들은 마트에서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사랑방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그건 그곳이 미국이라는 점 때문에 더 훈훈하게 다가왔다. 물론 ‘어쩌다 사장3’는 디즈니플러스와 함께 한 이벤트적 성격이 더해진 데다 미국까지 가는 스케일 때문에 오히려 소박할수록 빛이 나던 본래의 프로그램 색깔이 아쉬운 면이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본질을 살려준 건 결국 낯선 타지 생활에 한국인과 한국말이 그리워 한인마트를 찾곤 했던 단골 지역 주민들이었다. ‘무빙’에서는 훨훨 날아다니며 서민들을 구해주는 슈퍼히어로들이었지만, 이 프로그램의 슈퍼히어로는 바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착한 마음씨의 주민들이었다. 어쩔 줄 몰라 쩔쩔매던 출연진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때론 실수를 해도 너그럽게 웃으며 받아주었으니 말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1.08 05:46
산업

[스타일 IS리포트] 마흔 갤럭시·마흔여섯 캠브리지멤버스, 더 젊어진 슈트발

대한민국 대표 슈트 브랜드인 삼성물산패션부문(이하 삼성물산)의 '갤럭시'와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의 '캠브리지멤버스'가 변화하고 있다. 두 브랜드는 그동안 5060세대를 위한 정장 브랜드로 각인돼 있었다. 그러나 40년 이상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쌓은 독보적인 기술력과 '헤리티지(유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3040세대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확 바뀐 갤럭시 삼성물산은 이달 들어 갤럭시의 브랜드 재정립과 혁신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갤럭시는 삼성물산이 1983년 8월 론칭한 남성복 브랜드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한국을 대표하는 슈트 브랜드로 이름을 날렸다. 올해로 불혹이 된 갤럭시는 뜨거웠던 전성기를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꾼다. 먼저 갤럭시 하면 떠오르는 정장의 틀을 과감하게 깼다. 각 잡힌 테일러드 슈트 외에도 젠더리스 실루엣과 캐주얼라이징도 갤럭시에 담아낼 계획이다. 오버사이즈 스타일이나 구조적 실루엣 등 디자인은 물론 소재와 컬러도 섞어 남성복 고정관념을 깬다. 제품군도 다양화한다. 정장 외에도 프리미엄급 캐주얼을 확대하고, 소재와 가격대에 따라 라인도 세분화했다. 최고급 상품군으로 비스포크 및 자체 상품으로 구성된 '란스미어', 슐레인·슐레인 모헤어 등 자체 개발 소재를 적용한 '프레스티지', 합리적 가격대의 '갤럭시' 라인 등이다. BI와 브랜드 로고도 뜯어고쳤다. 현대적 감성의 남성복 '테일러드 엘레강스'를 새로운 BI로 재정립했고, 브랜드 로고도 클래식 감성을 입혀 고딕체로 바꿨다.갤럭시의 전성기 시절에 그랬듯 근사한 할리우드 스타도 얼굴로 발탁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7일 갤럭시의 캠페인 모델로 할리우드 배우 조쉬 하트넷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191㎝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조쉬 하트넷은 할리우드에서 낯익은 스타다. 영화 '진주만'을 통해 대중에 깊은 각인을 남겼고, 지난달 공개된 '오픈하이머'로 여전한 스타성을 과시했다. 갤럭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2030세대 남성이 갤럭시를 떠올렸을 때 '성공한 남자의 옷'이라는 이미지를 갖는 것이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현재 갤럭시의 연령대별 고객 비중은 50대 31%, 60대 29%, 40대 22%, 30대 18% 순이다. 5060세대 고객이 전체의 60%에 달한다. 이제는 매출의 허리를 담당하는 구매층 타깃을 3040세대까지 끌어내리겠다는 각오다. 이원일 갤럭시 팀장은 "남자들이 선망하는 남성의 우아함을 재정립하고, 모두가 열망하는 프리미엄 남성복으로 포지셔닝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젊어진 캠브리지멤버스 올해 론칭 46주년을 맞은 코오롱FnC의 캠브리지멤버스는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고급화·대중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2030세대를 끌어당기고 있다. 캠브리지멤버스는 1977년 시작된 남성 정장 브랜드로 갤럭시와 함께 투톱으로 꼽힌다. 슈트 제작 노하우를 집약한 M.T.M(Made To Measure) 서비스로 영국 클래식 정장을 소개해 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남성의류는 성장 둔화에 직면했다. 올해 2·3월에는 성장 기조를 유지했지만 4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캠브리지멤버스는 2030대 고객을 위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최근 남성복 트렌드로 자리 잡은 캐주얼라이징 분위기에 맞게 '아놀'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아놀은 캠브리지멤버스가 가지고 있는 테일러링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는 고품질 캐주얼 라인으로 올해 매출 신장률이 전년보다 약 2배(9월 1주차까지 누적)에 달한다. 아놀을 통한 신규 고객도 전년비 80% 신장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놀의 제품 가격은 캠브리지멤버스 제품들의 3분의 1 수준이다.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캠브리지멤버스는 축구 국가대표팀 단복을 제작 중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단복인 '히어로-K11'을 비롯해 최근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단복의 제작도 맡았다. 마케팅 활동이라기보다는 국가를 대표하는 슈트 브랜드로서 자부심을 갖고 참여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축구팬 사이에 캠브리지멤버스의 맞춤 정장을 입은 '태극전사'들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인지도도 끌어올리고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캠브리지멤버스는 영국 정통 슈트라는 정체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캐주얼라이징 분위기에 맞춰 아놀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며 "저렴한 옷이 아닌 테일러드가 기본에 있는 고급 캐주얼을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리티지를 자산으로 K드라마와 K팝 등 한국만의 문화가 글로벌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K패션의 힘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토종'이라는 단어가 따라붙으면 "촌스럽다"거나, '론칭 40주년'이라는 수식어가 나오면 "오래됐다"면서 일부러 숨겼던 시절도 있었다. 최근에는 달라진 모양새다. 론칭 기간이 길면 길수록 역사를 가진 헤리티지로 여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캠브리지멤버스는 '지나온 시간과 경험의 축적'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2023년 F/W(가을·겨울) 시즌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유구한 역사에서 구축한 경험만이 정통 프리미엄 슈트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갤럭시는 27년 전 갤럭시가 전성기였을 때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기어가 착용했던 프리미엄 재킷을 비롯해 2006년 피어스 브로스넌이 광고에서 입었던 재킷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갤럭시의 대표성과 프리미엄, 헤리티지를 애써 숨기지 않고 젊은 세대를 향해 내보인 것이다. 삼성물산 측은 "대한민국 대표 남성복으로 책임감을 갖고 항상 새롭고 소유하고 싶은 브랜드로 변화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해 쌓아나가는 우리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헤리티지로 완성된다"며 "충실하고 유연한 헤리티지로 완성된 캠브리지멤버스를 기대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제품보다는 수입 브랜드에 더 높은 점수를 주던 시절도 있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한국 패션 브랜드가 디자인이나 품질, 상품성 면에서 어떤 브랜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1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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