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북] '대기업들, 이효리의 소탈함을 배워라'
퀴즈 1: 이효리의 인기가 여론의 질타를 받는 대기업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퀴즈 2: 문희준 안티 현상과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사이에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대기업 신입 사원 모집 면접시험에나 나올 만한 질문이다. <엔터테인먼트 경제학> 저자 정해승(36)씨는 이에 대해 "TV를 보다가 흔히 나오는 말이 `아이, 쟤 정말 재수 없어`다. 그런데 유독 이효리는 재수 없다는 말을 듣지 않는다. 스타이면서 소탈한 면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효리의 인기 롱런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가벼운` 대중문화 이면에 숨은 `무거운` 경제 법칙 찾아내기 시도
그게 무슨 상관인가. "몇몇 기업들을 보면 경영을 잘하고도 노블리스 오블리제 측면에서 평가 점수가 낮아 `재수 없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경우 수십억~수백억의 브랜드 광고비가 한순간에 허공으로 날아간다." `재수 없어`와 `재수 없지 않음`이라는 세간의 키워드의 엄청난 파괴력 차를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은 주변에서 가장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가벼운` 대중문화 현상을 통해 그 이면에 숨은 `무거운` 경제 현상의 법칙을 찾아내는 `발칙한`시도를 하고 있다.
좋은 의도 나쁜 결과…문희준과 정부 부동산 정책 비교
그럼 문희준 안티현상과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정씨는 선뜻 메피스토 패러독스라는 말을 꺼낸다. 처음의 의도와는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는 뜻이다. "문희준은 좋은 의도를 갖고 록 음악으로 전향했지만 바로 그 때문에 끔찍한 악플과 패러디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면서 "분배 정책을 펴고자 했던 노 정권은 결과적으로 부동산 등 자산 보유자들에게만 엄청난 이득을 남겨 주었고, 결과적으로 양극화 현상을 초래하고 말았다. 좋은 의도로 한 일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둘은 좋은 비교 사례이다"라고 밝힌다.
`얼짱 스타`와 `디자인`은 이 사회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의 승리자라고 치켜세운다. 최하위 흥국생명 여자배구팀이 2005~2006리그 챔피언에 등극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저자는 그 이유로 선수의 뛰어난 외모가 팬들과 언론의 관심을 끌고, 그로 인해 선수 자신의 기량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외모가 경쟁력인 것은 비단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초슬림 레이저폰으로 대히트한 모토로라 휴대폰 개발자는 "기능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디자인을 양보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 책은 연예.스포츠.사회 문화 분야의 성공 사례를 깊숙이 들여다보며 성공 전략의 교집합 요소들을 찾아내고 있다. 양현석에게서는 트렌드를 읽는 안목과 감성 리더십을, 성인 나이트클럽 돈텔마마에서는 일탈과 향수를 찾아냈다. 또 신화의 `따로 또 같이`전략을 프랜차이즈 경영으로 연결짓고 있다.
연예계와 경제학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저자의 배경에 대해 궁금했다. 디스코텍 월팝.홍대 클럽.돈텔마마 등 그 바닥에서 `굴러 본`경험 없이는 쉽게 언급하기 어려운 업소 문화를 술술 풀어놓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대중문화의 세례를 처음으로, 폭포수처럼 맞기 시작한 88학번인데다가 연세대 재학 시절 그 바닥에서 좀 놀았다"라고 밝힌다.
정씨는 정신을 차리고 직장 생활과 사업을 하다 네덜란드로 유학 가 MBA를 이수했다. 정씨는 놀던 가락을 실용화하기 위해 지금 CJ개발에서 영화음악.골프.레저 등을 활용한 뉴비즈니스 모델 수립 업무를 맡고 있다.
강인형 기자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