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신인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어떤 팀은 저그가 부족하고 어떤 팀은 테란 선수가 모자란다. 신인 발굴은 협회에서 주관하는 선수 선발대회를 통하거나 각 팀이 직접 나서서 ‘묻혀있는 진주’를 연습생으로 발굴하는 수밖에 없다. 막힌 곳은 뚫어야 하는 법. 신인 발굴의 문제점을 파헤쳐본다.
■ 진주 김준영과 연습생 송병구
한빛스타스 김준영이 최근 물이 바짝 올랐다. 하루에 2경기를 이기는 등 파죽지세다. 그를 발굴한 ‘백락’은 송지용 MBC프로리그 PD. 배틀넷에서 옆사람을 몇분만에 깨버리는 그를 발견하고 “프로게이머와 붙어보라”고 권했다.
송PD는 그를 한빛스타스 이제균 감독에게 소개했다. 한빛스타스 프로선수들과의 대결에서 그는 기존 선수들을 모두 꺾어버렸다. 이제균 감독은 그 자리서 “고맙다”며 바로 캐스팅했다. 2005년에 선수로 데뷔한 그는 올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송병구는 온게임넷 메가패스배 아마추어 대회 출신. 2005년 우승 후 그는 삼성 연습생이 됐다. 한 달 후 프로 데뷔. 삼성은 당시 프로토스 라인이 약했다.
그의 등장은 팀 전력의 보약이 되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가 좋은 성적을 낼 때 주축이 되었다. ‘선수 하나 잘 들어오면 팀이 붕붕 뜬다’는 속설을 입증했다.
POS(현 MBC게임) 박성준은 2004년 질레트배에서 KTF 박정석을 꺾고 우승을 했다. 저그로서는 첫 정상 등극이었다. 이후 프로토스에서는 박지호가. 테란은 염보성이 보강돼 POS는 이들 3명 덕에 광안리 전기리그 결승전까지 갔다.
■ 잘 뽑은 신인 하나 한해 농사 좌우
한빛스타스의 경우 2004년 광안리 결승전 진출 이후 신인발굴이 지지부진이다. 테란 라인이 막강하지 못한 탓이었다. 스타선수들이 즐비해 ‘e스포츠계의 마드리드 군단’으로 불린 KTF의 경우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신인 발굴을 못해 지금껏 한 번의 우승도 거두지 못했다.
현재 선수 수급 방법은 협회가 한 해 2회 주관하는 대회를 통해 준프로로 인정받은 선수를 프로로 받아들이거나. 각팀 프런트에서 배틀넷이나 클랜 등을 찾아다니며 소문난 실력자를 연습생으로 끌어들인 뒤 프로로 데뷔시키는 것 두 가지뿐이다. 현재 각 팀에는 10여명의 연습생이 있다.
연습생으로 입문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 재야의 실력자들이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예사고. 부모의 반대도 뚫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협회를 통한 선발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협회는 시즌 중에도 1회에 한해 선수를 트레이드할 수 있도록 규칙을 고쳤다. 하지만 이것도 연봉이나 종족 등 구단간 서로 조건이 안맞으면 도루묵이다. 정착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르까프 오즈 팀을 운영하고 있는 화승은 르까프 전국 아마추어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자사 브랜드 홍보가 목적이지만 진짜 목표는 선수 수급 문제로 알려졌다. 팀이 나서 좋은 선수를 발굴하여 자사 선수로 수급하는 자구책인 셈이다.
그런가하면 방송사가 주관하는 PC방 전국 아마추어대회가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협회의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우수 선수를 선발하고. 각팀에 신인 발굴의 기회를 갖는데 큰 의미가 있는 셈이다.
저간의 사정으로 미루어볼 때 협회는 이제라도 원활한 선수 수급을 위해 문호개방에 인색해서는 안되며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에 귀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