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국 신문인 USA 투데이는 최근 ‘자연 학습의 목표-아이들을 실내에 머물지 않게 하는 것(Nature programs’ goal-No child left inside)’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현재 미국에서 국가적으로 펼치는 자연체험 권장 운동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해 어린이들을 야외로 나가 스포츠를 즐기며 뛰어 놀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다음 날 우리 신문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인터넷 TV 시범 가정 가보니-드라마 영화보며 채팅하고 쇼핑도’라는 기사가 나왔다.
통신사 직원이 어린이 TV 프로가 나오는 디지털 TV를 보면서 화면 채팅 창을 통해 같은 채널을 보고 있는 가입자와 온라인 대화를 했다고 한다. TV가 단(單) 방향 서비스 도구였는데 이제 송신과 수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 통신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 간격으로 단방향도 아니고 양방향도 아닌.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두 사회를 접한 느낌이었다. 물론 단적인 예이고 하나의 현상이 그 사회 전체를 대변해 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국민들이 컴퓨터나 비디오게임을 하거나 영화나 TV 혹은 다른 미디어를 보느라고 국립공원 같은 장소를 찾는 시간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료가 제시됐다. 미국인 한 명이 연간 국립공원을 찾는 횟수는 1988년 1.16회였는데 2005년은 한번이 안되는 0.92회로 떨어졌다.
연간 TV나 영화 등을 즐기는 시간(Media hours)은 어떻게 변했을까. 88년에 1539시간이던 것이 2000시간을 돌파해 2005년에는 2226시간으로 늘어났다.(이상 일리노이 대학 조사) 이러한 현상이 특히 어린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의하면 건강에 먼저 문제가 생겼다. 실내에서 TV나 컴퓨터를 접하며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비만이 급증했다. 육체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심각한 어린이는 외로움을 호소하고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주의 산만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자 미국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개인이 모두 나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운동(back-to-nature movement)’을 펼치기 시작했다.
‘우리의 아이들을 자연의 결핍에서 발생하는 장애로부터 구하기(Saving Our Children From Nature-Deficit Disorder)’를 주제로 한 책도 출간됐다.
지난 1월부터 미국 산림국(Forst Service)이 ‘더 많은 어린이들을 숲으로(More Kids In The Woods)’를 목표로 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취지의 지역 프로그램에 국가가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다.
코네티컷주 환경 보호국 지나 매카트니 커미셔너는 “어린이들이 숲에서 보내는 시간은 자연과의 일체감을 느끼게 해주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교감을 하게 만든다”고 추천했다.
TV와 컴퓨터·영화·인터넷·비디오게임 등 멀티 미디어가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좋고 편리한 점이 더 많다. 그러나 문제는 인간을 움직이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다. 양방향 서비스 통신 기기로 발전했다고 해도 TV를 통해서는 스포츠를 보고 즐길 수 있을 뿐이지 직접 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