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K-리그 최고의 화력을 가진 팀은 전북이다.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더블을 목표로 더블스쿼드를 완성한 전북은 매경기 화끈한 골잔치를 벌이고 있다. 덕분에 '닥공축구(닥치고 공격)'라는 기분좋은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공격성만으로는 전북에 뒤지지 않는 팀이 있다. 바로 상주다.
올시즌 전북은 14경기에서 33골(경기당 평균 2.36점)을 터트렸다. 2위 포항보다 무려 10골이나 더 많은 압도적 득점력. 상주는 21골로 리그 순위와 같은 네 번째다. 숫자로만 따지면 전북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기내내 '공격, 또 공격'을 내세우는 것은 뒤지지 않는다. 상주는 올시즌 양팀득점 합쳐 5골 이상 터진 경기도 전북(6)에 이어 5번이나 기록해 두번째로 많다.
상주는 미드필더였던 김정우를 공격수로 전향시킬만큼 더블스쿼드를 만든 전북보다는 공격 자원이 모자란 건 사실이다. 대신 수비 라인을 앞으로 당기고 미드필더들의 역할 분담을 통해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있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앞서고 있을 때 지키지 않는 게 상주 스타일이다.
지난 18일 포항과 원정경기가 대표적인 예다. 상주는 전반을 2-0으로 앞선 채 끝냈지만 후반에만 4골을 허용하며 3-4로 역전패했다. 김영삼이나 윤신영같이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 넣어 '잠그기'를 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경기 전 수비를 두텁게 하는 변형 3백 전술도 시험해 봤지만 결국 평소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했다.
물론 공격만이 능사는 아니다. 포항전처럼 막판에 골을 허용하고 승리를 놓친 경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3-2로 앞서다 동점골을 허용했던 2라운드 제주전이나 4라운드 부산전이 그랬다. 이수철 상주 감독도 "경기 마무리를 못 해서 골을 내 준 건 아쉽다. 수비라인이 부족하니까…"며 고민에 빠져 있다.
그러나 당분간은 상주의 돌격축구가 이어질 것 같다. 이 감독은 "잠그려고 하면 원래 플레이 스타일을 잃는다. 우리 축구를 하는 게 정답"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25일 상주에서 열릴 상주와 전북의 K-리그 15라운드 경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