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에게 모교의 우승 소식만큼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도 별로 없다. 삼성 투수 안지만(28)이 싱글벙글했다.
안지만은 11일 "훈련이 끝난 뒤 권도영(현 넥센 전력분석원) 등 대구상고 동문과 함께 청룡기 야구대회 결승전을 지켜봤다. 대구상고가 우승해 기쁘다"며 웃었다.
상원고(구 대구상고)는 이날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천안 북일고를 2-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1999년 이후 12년 만의 우승이었다. 안지만은 "그때 내가 고1이었는데 (강)영식이형, (박)기혁이형, (용)덕한이형 등이 주축이 돼 우승했다. 고2 때는 준우승했다"며 "당시 투수코치였던 박영진 감독님 말을 참 안들었는데"라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이날 삼성 더그아웃에서 청룡기 대회 결승은 화제였다. 경북고 출신인 류중일 감독도 "대구상고 이겼어요"라고 물을 만큼 관심이 높았다.
상원고는 은퇴한 양준혁을 시작으로 김시진 넥센 감독, 이만수 SK 2군 감독 등 다수의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했다. 현역 선수론 SK 투수 이영욱, KIA 포수 차일목 등이 활약하고 있다. 현재 삼성 1군엔 상원고를 나온 선수가 안지만 한 명뿐이다. 과거엔 이만수·양준혁 등 상원고 출신이 삼성을 주름잡았지만 이젠 경북고(배영수·김상수)나 대구고(박석민·정인욱·임현준)를 나온 선수들이 더 많아졌다.
안지만은 "내가 학교 졸업하고 정말 오랜만에 우승을 했다"며 "후배들이 우승했으니 선배들이 돈 좀 걷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때 옆에 있던 차우찬이 "난 태어나서 우승 한번 못 해봤는데"라며 부러워하자 안지만이 말했다. "올해 여기서 우승하면 되잖아." 그 말을 들은 차우찬은 "꼭 하고 싶다"고 했다.
대구=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