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5-4 LG한 점 차로 뒤진 9회 무사 3루, LG에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SK 내야진은 전진 수비를 펼쳤다. 뚫기 위한, 또 막기 위한 접전. LG는 16일 잠실 SK전서 4-5로 뒤진 9회말 대타 이대형이 우중간 3루타를 쳐내며 동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조인성의 땅볼이 전진수비한 SK 유격수 최윤석에게 걸리며 득점에 실패했다. 오지환은 회심의 기습번트를 시도했지만 1루 파울라인을 살짝 벗어나는 파울이 됐다. 이후 삼진 아웃. 이택근마저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경기 종료.
SK는 시즌 팀 최다 타이인 5연승을 내달렸다.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 아래 최다연승 기록이다. 이날 이 대행은 7회말 2루심의 세이프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 2루까지 달려오는 의욕을 보였다. SK는 롯데를 승률 8모 차(SK 0.5478-롯데 0.5470)로 제치고 2위 자리를 탈환했다. 반면 LG는 이날 패배로 4위 KIA와의 격차는 7.5게임으로 벌어졌다. 2002년 이후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꿈은 또 한걸음 멀어졌다.
LG의 추격양팀은 4회까지 0-0 균형을 이뤘다. LG 선발 유원상에 눌려있던 SK는 5회초 1사 뒤 정상호·권용관·최윤석의 3타자 연속 안타로 2점을 뽑았다. 박종훈 LG 감독은 임찬규 카드를 꺼내들었다. 임찬규는 첫 상대타자 박재상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사 1·3루로 몰렸다. 후속타자 조동화는 초구에 1루쪽 기습번트로 고졸 신인의 허를 찔렀다. 조동화의 번트 안타로 1점을 추가한 SK는 김연훈의 안타로 4-0까지 격차를 벌렸다.
LG는 곧바로 반격을 가했다. 5회말 2사 뒤 4안타 1볼넷을 묶어 3점을 뽑아냈다. SK의 실질적 에이스 고든을 5회말에 끌어내리는 성과도 있었다. SK가 7회초 한 점을 달아나자, LG는 7회말 상대 2루수 김연훈이 포구를 하고도 베이스를 밟지 않는 실책을 범한 틈을 타, 추격점을 뽑았다.
병살타와 주루사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 LG는 역전승을 꿈꿨다. 하지만 스스로 무너졌다. 6회말 1사 1루서 정성훈의 병살타가 나왔다. 7회말에는 선두타자 박경수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지만 조인성의 병살타로 기회를 날렸다. 8회말에도 선두타자 박용택이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대주자로 나선 양영동은 이병규(24번)의 희생번트로 2루를 밟았다. 그러나 정성훈의 타석 때 SK 포수 정상호가 공을 놓친 틈을 타 무리하게 3루를 노리던 양영동이 태그아웃 당하며 또 한번의 기회를 놓쳤다. 9회말 무사 3루의 동점 기회도 허망하게 날렸다.
잠실=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