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상주 상무가 프로축구연맹의 강제 2부리그 강등 조치에 반발해 잔여 경기를 보이콧할 태세다.
프로축구연맹은 11일 이사회를 통해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규정(팀의 독립법인화, 선수의 프로계약) 때문에 내년 시즌부터 상주 상무는 2부리그에서 뛰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러자 상주 상무는 12일 상주 구단과 상무 부대 관계자들이 만나서 "올 시즌 남은 K-리그 경기에 불참하고 내년부터 2부리그도 참가하지 않고 아마추어로 내려가겠다"는 강경 태세를 보였다. 2부 강등에 대한 무력 시위인 셈이다.
다른 프로스포츠에서 상무 구단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상무는 축구를 비롯해 국내 4대 프로스포츠로 꼽히는 야구, 농구, 배구에서 모두 팀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군 입대를 앞둔 프로 구단 선수들이 병역 의무를 하면서 뛰고 있다.
상무 야구단은 프로야구 2군에 해당하는 퓨쳐스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2군 팀들과 경쟁하며 2군리그 우승을 다툰다. 올 시즌까지 2군 북부리그에서 우승 단골팀이었다. 물론 2군에서 우승하더라도 1군에 진입할 기회는 없다.
상무 농구단은 농구대잔치 등 실업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실업에서 최강자다. 상무 배구단은 2011-12 시즌 중반까지 프로배구 V리그에 참가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배구에서 승부 조작 파문이 일어났고, 과거 상무 소속 선수들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시즌 도중 V리그에서 빠졌다. 프로 선수들이 주축인 상무 배구단은 현재 실업무대에서 뛰고 있다. 상무 배구단은 최근 끝난 2012 한국실업배구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처럼 야구, 농구, 배구 등에서 프로 1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상무 구단은 없다. 상무는 엘리트 체육을 표방하며 해당 종목별로 프로 선수들을 입대시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축구가 2부리그로 강등되는 것이 차별을 받는 것은 아니다.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상무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참가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프로야구 2군리그에서 상무와 경찰청의 라이벌 대결처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올 시즌 남은 경기를 포기하는 것도 그동안 열정적으로 응원해준 연고지 상주시민을 생각하면 섣부른 결정이다.
프로축구연맹이 근거없이 일방적으로 강등을 결정한 것도 아니고, 승강제 도입 등 AFC 규정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AFC 규정은 상주 상무가 K-리그에 참가한 2년 전부터 이미 꾸준히 주지한 사실이다. 상주 상무가 해결하기 어려운 AFC의 규정인 독립법인화와 선수의 프로계약 조건을 충족시키면 다시 1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 2부리그 강등이 결정됐다고 곧장 보이콧을 선언하는 것은 그동안 축구 등 한국 스포츠에 기여한 상무의 공헌에 스스로 먹칠을 하는 행동이다.
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