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의 김선형(24, 187cm)의 카카오톡 대화명 문구는 'UP Team is UP'이다. SK가 올 시즌에는 절대로 후반부 뒷심부족으로 미끄러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것이다.
'UP Team is UP'은 프로야구에서 나왔던 유행어 'DOWN Team is DOWN'을 반대로 바꾼 말이다. 'DOWN Team is DOWN'은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이다. 줄여서 DTD라고도 한다. 문법에 맞지 않는 엉터리 영어이긴 하지만, 시즌 초반에 반짝 했다가 후반 뒷심부족으로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팀을 가리키는 말로 입에 착착 붙어서인지 스포츠팬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SK는 지난 시즌까지 'DTD 증후군'에 시달렸다. 최근 10시즌 동안 단 한 번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SK는 시즌 초반 잘 나가다가도 주력 선수가 갑자기 다치거나 주전들의 줄부상에 우는 등 불운과 집중력 부족이 겹쳐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현재 SK는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오랜만에 오른 단독 1위 자리지만 SK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 조금만 성적이 나빠져도 '또 DTD가 시작됐다'는 주변의 비난이 시작될 경우 선수단의 사기가 뚝 떨어질까봐 걱정이다. 문경은 SK 감독 역시 "아무리 잘 나가는 팀도 시즌 중 언젠가 한 번은 고비가 온다. 그때 주변에서 너무 깎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은 이런 분위기에 신경쓰지 않고 분위기를 살려 자신감을 갖겠다는 의지다. 김선형이 'UP Team is UP'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그런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김선형은 손가락 부상을 달고도 맹활약하고 있다. 김선형은 "슛을 쏠 때 좀 불편한 부분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경기를 뛰는데 큰 지장이 없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문경은 감독은 그런 김선형을 두고 진지하고 결연한 충고 대신 가벼운 농담으로 기를 살려줬다. 문 감독은 "선형이가 요즘 슛이 안 들어가면 자꾸 손가락 핑계를 대더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