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서울 삼성은 유독 노장이 많다. 절반 이상이 30대다. 경기 운영이 노련하지만 체력에 약점이 있다. 그래서 전자랜드와 삼성의 2012-2013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에는 변수가 많다.
전자랜드는 '노인정'이라 불린다. 그만큼 노장이 많다. 문태종(38), 강혁(37), 이현호(33), 주태수(31)까지 주축 선수들의 연령이 높다. PO에서 다치기라도 한다면 단시간 내에 회복하기 어렵다. 특히 문태종과 주태수는 이미 시즌 중에 부상을 당했다가 돌아온 상황이라 걱정이 크다. PO는 단기전이라 주축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많다. 그래서 40분 가까이 뛸 수 있는 체력이 전자랜드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하지만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오히려 시즌 중에 부상을 당한 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PO에서 다치는 것보다 미리 다쳐 회복하는 게 낫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장의 장점은 승부처에 한 방이 있다는 것이다. PO와 같은 큰 무대에서 3점슛이나 자유투를 과감하게 던질 수 있다.
삼성도 만만치 않은 '노인정'이다. 특히 가드들이 나이가 많다. 김승현, 황진원(이상 35), 이정석, 이시준(이상 31) 등 4명이 30대다.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은 있지만 패스 능력은 여전하기 때문에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
더 중요한 건 조합이다. 삼성은 과거부터 '가드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전통적으로 좋은 가드가 많다. 하지만 올 시즌은 가드들 실력이 비슷하다 보니 조합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승현-황진원을 세우자니 체력과 속도가 문제다. 이정석과 신예 박병우(24)를 기용하면 높이에서 밀린다. 그래서 김동광 감독은 삼성 가드진 중 가장 키가 큰 이관희(190㎝)를 시즌 막판 적극 투입하며 경기 감각을 살렸다.
골밑에서는 전자랜드의 주태수와 리카르도 포웰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이규섭(36·198㎝)과 이동준(33·200㎝)이 골밑보다 외곽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문제다. 기복이 있는 외국인 선수 대리언 타운스(29·205㎝)의 골밑 활약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