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시즌 프로야구 키워드 중 하나는 최초로 맞는 '10구단 체제'다. 각 팀은 종전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지난 2년 동안 홀수 구단 체제에서 단비가 됐던 휴식일마저 없어졌다. 처음 경험해 보는 '긴 여정'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과 부상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다. 변수를 넘어 전체 판도의 변화까지도 전망된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철인'들의 장기 레이스 노하우는 무엇일까.
1014경기 연속 출장으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갖고 있는 최태원(45) LG 주루코치는 무엇보다 '체력'을 강조하며 기본과 습관, 그리고 자신의 성향 파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체격과 파워는 좋아졌지만 여전히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노력에 소홀한 선수들이 많다"며 "경기 전 스트레칭, 경기 후 마무리 운동, 내실 있는 휴식, 올바른 식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나는 경기 전 스트레칭 효과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기본 운동이 밑바탕 돼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를 습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최 코치의 경우 다른 선수들보다 유연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라운드에 나가기 전부터 워밍업을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다른 선수들보다 먼저 운동할 준비를 했다.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시기인 6~8월에는 오히려 훈련 강도를 높였다. 최 코치는 "개인 차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휴식이 필요할 수 있지만 나는 오히려 여름에 짧고 강한 러닝을 더 많이 했다. 경험을 통해 나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고 전했다.
최근 3시즌 연속 전 경기 출장을 기록한 현역 '철인' 황재균(28·롯데)은 훈련만큼이나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그는 "한 팀의 주전 선수가 전 경기를 뛰어준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팬분들께도 당연한 도리이고, 코칭스태프가 경기 운용 계획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내 경우는 몸을 사리겠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더 부상 위험이 커지는 것 같더라. 언제나 경기에 나가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 역시 항상 몸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2013년에는 무릎이 찢어지는 부상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팀이 4강 경쟁을 하고 있던 상황에서 무조건 뛰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450경기 연속 출장 행진도 그런 자세가 만든 것이다. 올 시즌 역시 전 경기 출장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두 철인은 비활동기간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최태원 코치는 후배들에게 "혹독하게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휴식이 아니라 시즌을 준비하라는 기간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재균도 작년 이맘 때보다 6kg가량 체중을 늘렸다. 그는 "지금 이 시기에 잘 대비해야 여름을 잘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