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시그널'이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함께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를 '무전기'라는 매개체로 잇는 추리물. 판타지적 요소가 있기는 하나 실제 대한민국 미제 사건과 굵직한 사회 문제가 '닮은꼴'처럼 담겨 있어 몰입도가 높다.
더욱이 '미생'을 연출한 김원석PD가 디테일한 연출을 하고 있기 때문에 20여년 전 시대적 배경에 집중하기는 더 쉽다. 소품 등 시대적 배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놓은 김PD의 손 끝에서 '시그널'은 날개를 달고 비상 중이다.
'시그널'은 지난달 22일 첫 방송, 5.415%(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첫 회 시청률은 하루 만에 입소문을 타고 2회에서 7%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7~8%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 중이다.
김PD는 "디테일한 연출이라는 말이 감사할 따름이지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어쨌든 '사람'"이라며 철학을 밝혔다.
-사람이 잘 보이는 연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추리의 재미를 확보하면서도 사람이 잘 보이는 이야기 구조나 연기에 초점을 맞췄다. 감성적인 장르물이 되고자 했고, 사람들을 울릴 수 있는 장면을 연출 하고자 노력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한국적 감성팔이나 신파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유가족의 이야기는 신파라고 할 수가 없다. 그것을 신파라고 하면 안된다. 그건 그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더욱 피해자 입장에서 사건을 보려고 애썼다. 연기와 캐스팅, 여러가지 소품을 활용해서 그 시대의 현실감을 살리려 노력한 것 역시 유가족의 현실감이 더욱 살아나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제훈의 연기가 감정과잉이란 지적도 있다.
"한국 대중은 현실감 있는 연기를 최고로 친다. 현실감 있는 연기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감정신을 원한다. 갑자기 대사 중간에 노래를 한다거나 현실적이지 않은 대사를 하면 기본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한다. 아마 이제훈이 연기한 캐릭터는 어떤 배우가 연기를 해도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았을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프로파일러는 냉철하고 이성적이다. 그러나 '시그널' 속 이제훈 캐릭터는 애초에 드라이하지 않은 친구가 과거의 어떠한 이유로 상처를 받고 프로파일러가 된 인물이다. 매우 감정적인 친구가 보여주는 프로파일러의 대사를 할 때의 느낌은 다이내믹한 것이 맞다. 얼굴 근육도 많이 써야한다. 그래서 연출자가 봤을 때는 이제훈의 연기가 거슬린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럼 연출자 입장에선 이제훈의 연기가 계획대로 잘 되고 있는건가.
"'잘하는' 연기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베테랑 연기자들도 자신의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하지는 않으니까. 사실 문제는 연출자에게 있다. 연기자는 연기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거다. 연기에 대해서 말이 나온것은 연출자 잘못이다. 연기에 대해서 무슨 말이 나오는거는 무조건 연출자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훨씬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제훈이 연기에 대한 말이 나온 이후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고 느끼며 더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다만 캐릭터 본연의 성격이 있으니 연기에 대해서 조금 이해를 해주길 바란다. 이 연기는 생활감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과장되게 보였을 수 있다. 연기자와 연출자가 열심히 하다보니 생긴 일이다. 연기보다는 연출에 대해서 비판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