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몰타, 12일 슬로베니아와 연달아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현재 G조 조별리그 선두 스코틀랜드에 이어 조 2위에 머무르고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잉글랜드 보다 뒤처지는 몰타, 슬로베니아와 2연전은 잉글랜드가 조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조심스럽다.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6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16강에서 사상 첫 본선 무대를 밟은 약체 아이슬란드에 1-2 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유로 대회 초반 탈락으로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단단히 구긴 삼사자군단(잉글랜드 애칭)은 최근 사령탑까지 잃었다. 유로 2016 직후 샘 앨러다이스(61) 감독이 부패 스캔들로 지난달 28일 경질된 것이다. 로이호지슨(69) 감독에 이어 잉글랜드 지휘봉을 잡은 지 겨우 67일 만이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위장 취재를 하던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기자에게 선수 이적 관련 국제축구연맹(FIFA) 금지 규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는 조건으로 거액을 챙기려 했다. 그는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최단명 감독으로 남았다.
이런 가운데 임시로 잉글랜드 이끌게 된 가레스사우스게이트(46) 21세 이하(U-21) 대표팀 감독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23· 토트넘)이 부상으로 쓰러진 데 이어 라힘스털링(22· 맨체스터 시티)마저 다쳤기 때문이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1위 맨체스터 시티와 2위 토트넘을 이끄는 두 공격수는 잉글랜드 공격진의 핵심 자원이다. 여기에 잉글랜드의 '정신적 지주'인 주장 웨인루니(31·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동료들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현역 시절 사우스게이트와 감독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로이 킨(45) 전 맨유 주장은 "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여린 외모에 비해 터프한 남자"라며 "현역 시절 훌륭한 선수였던 그가 지도자의 임무를 어떻게 수행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명예 회복을 노리는 '오렌지군단' 네덜란드 역시 승리가 절실하다. 네덜란드는 8일과 11일 각각 벨라루스와 프랑스를 상대로 유럽 예선을 벌인다. 유로2016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네덜란드는 A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스웨덴, 프랑스 등 강팀이 즐비한 '죽음의 조'에 속한 만큼 2연승으로 초반 선두 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