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스타를 자녀로 둔 스포츠인들이 팀의 발전과 구단 마케팅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이른바 '아빠 마케팅'이다.
프로야구단 SK의 김성갑(54) 수석코치는 걸그룹 출신 탤런트 유이(28)의 아버지다. '유이아빠'라는 별칭을 가진 그는 과거 넥센 지도자시절부터 딸을 시구자로 초청해 팀 마케팅에 앞장섰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적었던 넥센은 유이를 발판삼아 팀 홍보에 효과를 봤다. 김 수석은 SK로 적을 옮긴 지금도 딸의 시구를 추진하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야구계에 '유이아빠'가 있다면 축구계에는 '민호아빠' 최윤겸(54) 강원 FC 감독이 있다.
최 감독은 아시아 지역 한류를 선도하는 아이돌 그룹 샤이니(Shinee)의 멤버인 민호(25)의 부친이다. 반응이 뜨겁다. 강원의 홈인 강릉종합운동장에는 축구 경기를 관전하러 온 민호나 그의 아버지 최윤겸 감독을 보기 위해 모여드는 팬이 많다. 한국인 말고도 일본과 중국팬도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강원 구단 관계자는 "이렇게 강원의 경기를 관전하다가 축구팬이 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2017년 클래식(1부리그) 무대에 승격한 강원으로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민호'와 '최 감독의 존재'가 그저 고맙다. 조태룡(52) 강원 FC 대표이사는 "우리로서는 무척 고맙다. 팀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밝게 웃었다.
최 감독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강원에 도움이 된다면 아들의 일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각오다. 다행이도 민호도 강원의 축구를 무척 좋아하고 지원하고 싶어한다. 최 감독은 "민호가 축구를 정말 좋아한다. 지금도 스케줄이 없으면 슬쩍 와서 경기를 보고 간다"며 "바쁜 와중에도 '내가 팀이나 아버지를 도울 수 있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하는 착한 아들이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올 시즌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강원이 1부리그로 승격하면 샤이니의 공연을 추진하겠다"고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조태룡 대표도 "내년 홈에서 열리는 첫 경기에 1시간 짜리 샤이니의 공연을 추진하겠다. 샤이니 측에 '구단에서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얘기했다. 최 감독님께서도 힘써 주시리라 믿는다"며 은근한 '압박'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
최 감독은 "사실 그 때만 해도 아들이 그렇게 바쁜 줄 몰랐다. 약속은 꼭 지키고 싶다"며 "강원이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켜 '민호아빠 최윤겸'이 아닌 '최윤겸 아들 민호'로 불리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