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백지선 감독)." "끝나고 후회하지 않도록, 모든 경기에서 이길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새라 머리 감독)."
한국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이끄는 두 감독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양옆에 함께 앉은 박우상과 한수진 역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코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1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이 직접 나서 평창 로드맵과 이후의 한국 아이스하키 비전을 설명했고, 백지선 감독과 새라 머리 감독도 마이크 앞에 서서 평창 목표를 전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불모지에서 핀 꽃이다. 변방국가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아이스하키가 평창겨울올림픽이라는 거대한 계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변화에 돌입한 건 2013년,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이 취임하면서 '평창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부터다. 당시 주최국임에도 불구하고 본선행도 어려운 처지에 빠져있던 한국은 그 뒤로 백지선 감독을 영입하고 귀화 선수들을 보유하며 실력을 끌어올렸고, 2016~2017시즌에는 승승장구를 거듭한 끝에 '꿈의 무대'인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톱 디비전인 월드챔피언십 승격을 이뤄냈다. 여자대표팀 역시 새라 머리 감독을 영입해 경쟁력을 끌어올려 10년 만에 IIHF 랭킹 22위로 4계단 뛰어오른 성적을 기록했다.
톱 디비전 승격이라는 결과를 보여준 만큼,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를 향한 기대는 크다. 특히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받고 있는 기대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약소국에서 단숨에 메달까지 기대하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만도 하다. 그러나 백 감독은 당당했다.
그는 "당연히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 백 감독은 "톱디비전의 엘리트로서 싸워야한다. 진다는 생각으로 들어간 경기는 없었다"며 "목표는 모든 게임을 이기는 것이고 모든 게임을 이기는 것은 곧 금메달을 의미한다. 이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고 선수들에게도 얘기해주고 싶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기는 게 목표인 건 여자 대표팀을 이끄는 머리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머리 감독은 "우리는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이기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여자팀 같은 경우 그룹이 나눠져있는데 상위 4팀은 워낙 강하고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는 그 아래인 B그룹인데 기회가 많이 있으니 최선을 다해 모든 경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미소와 함께 설명했다. 또한 "끝나고 나서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각오도 못지 않게 비장했다. 남자 국가대표팀 대표 선수로 나선 박우상은 "감독님 말씀처럼 목표는 금메달이다. 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남녀 선수들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한수진도 "물론 어려운 게임이 되겠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이기자는 생각으로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수진이 "한일전은 꼭 이겨보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이자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은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일본과 한 조에 편성됐다.
한편 정몽원 협회장은 "올림픽은 임기 동안 나의 큰 과제였다"며 "지금부터 선수들은 대한민국 선수로서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야한다. 두려움과 자부심이 교차하는 길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처음 가는 길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서로를 믿고 하나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선수들에 대한 격려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