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출발을 알렸다. 축제의 시작일은 다가오고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해 뼈아픈 성장통을 겪었다. 지난 2014년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정치적 외압 논란이 일었고, 영화인들은 이에 항의하며 일제히 보이콧에 나섰다. 매년 가을 해운대를 가득 채우던 영화인들이 사라지자 껍데기만 남은 초라한 축제가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관심이 향한 곳은 바로 이 보이콧 문제.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부산국제영화제를 보이콧하겠다는 영화인들은 남아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보이콧 상황에 큰 변화는 없다. 영화산업노조, 촬영감독조합, 감독조합은 보이콧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하루 아침에 무엇 때문에 이것이 쉽게 바뀔 것이라곤 생각 안 한다. 앞으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내부 불화 문제도 불거졌다. 지난 8월 7일 사무국 전직원 일동이 '기대와 달리 취임 이후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지금껏 보여 온 영화제 대내외 운영에 대한 소통 단절과 독단적 행보는 도가 지나치다. 두 번의 영화제를 개최하는 동안 실무자에 대한 불통과 불신으로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는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사퇴를 선언했다. 김동호 이사장은 "갑자기 5~6월 들어 소통이 안 된다는 이유로 강 위원장이 그만둬야 하는지 아직도 그 부분이 이해가 잘 안 된다"고 이야기했고,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그들의 마음고생은 당연한 불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이든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부 불화로 인해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사퇴하며 이들의 빈자리 또한 문제시됐다. 두 사람은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물러난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내년 2월까지가 정확한 임기다. 시간한 날부터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다. 정관을 개정하는 문제부터 민간 조직위원장으로 시작한 문제, 점차 해결돼 가는 과정이다. 집행위원장으로서 이 모든 사태를 책임지고 영화제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확신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고 어떤 경우에서도 영화제는 개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올해로 22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는 75개국에서 총 298편의 영화가 초청돼 상영된다.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 폐막작은 실비아 창 감독의 '상애상친'이 선정됐다.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출장 중 고인이 된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기리는 지석상이 신설됐다. 배우 신성일이 한국영화회고전의 주인공으로, 그의 영화들이 부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