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는 큰 무대에 강했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기대주 차준환(17·휘문고)은 16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3.79점과 구성점수(PCS) 39.64점을 더해 83.43점을 받아 전체 30명 중 24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확보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차준환은 "오늘 쇼트프로그램도 엄청 마음에 들진 않는데 끝까지 잘 해서 좋다"며 웃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음악을 타면서 그 응원에 맞춰 연기하려고 했다"고 얘기한 차준환은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침착하게 잘 하려고 노력했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차준환은 이날 경기서 지난 9일 피겨 단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세운 자신의 시즌 최고점(77.70점)을 넘었다. 또 지난해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자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82.34점)도 경신했다. 하지만 차준환은 "나는 항상 내 연기를 낮게 평가한다. 오늘은 점프도 불안했다"며 불만족을 표했다. 대신 "즐기려고 한 덕분에 좋은 점수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스로의 연기에 불만이 남은 이유 중 하나는 역시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감기 몸살로 고생한 차준환은 아직도 몸살기운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상태다. "팀 이벤트 때는 몸살 때문에 표정이 무척 좋지 않더라"고 얘기한 차준환은 "그래서 오늘은 경기할 때 표정에 더 신경쓰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프로그램을 쿼드러플 점프(4회전)없이 트리플 점프(3회전)만으로 구성한 점에 대해선 "쿼드러플 점프를 뺐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 무리해서 쿼드러플 점프를 여러 개 연습하기보다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는 게 목표"라며 "그동안 체력을 끌어올리려고 프리스케이팅 연습을 많이 했다. 쇼트에서는 준비한 만큼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다음날 열릴 프리스케이팅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