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은은 2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인 드래프트 해외파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하루 동안 외출을 허가받았고 현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섰다. 이학주, 하재훈 등 나란히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팀에서 뛰었던 동료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 그는 각 구단 고위 관계자, 스타우트가 보는 앞에서 총 30구를 던지며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실력을 검증받는 자리는 아니었다. 이미 최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오는 9월 10일 열리는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T의 선택을 받을 전망이다.
관심은 모은 건 투구가 아닌 입장이었다. 최근 거취를 두고 한바탕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속칭 '이대은 룰'로 수혜를 입으며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할 수 있었고, 해외파 리그 진입 유예기간(2년) 동안 실전 공백까지 없앴다. 그러나 '해외 진출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는 설이 퍼졌다. KT 구단과 만남을 가지며 '특별 대우'를 받으려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지난 10일 드래프트 참가 희망서를 제출하며 자신의 선택을 전했다. 에이전트를 통해 간략한 입장도 전했다. 이날은 그의 입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관련 논란에 대한 생각을 묻자 "나는 묵묵히 야구를 하고 있었지만, 외부적으로는 그런 오해가 생길 수 있게 얘기가 나왔다"며 "(처음부터)결론은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억울한 심정도 엿보였다.
KT와의 만남에서도 "그저 '부모님과 더 많은 얘기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특별 대우 등 계약 관련 얘기는 없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일각에선 여전히 해외 진출을 고민한 자체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봤다. 이대은은 경찰야구단에서 공백 없이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배려 받은 점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정면으로 돌파할 생각이다. 이미 KT가 지명 의지를 드러냈지만, 애써 특정 구단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뽑아주는 팀에 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했다. 위즈파크에서 처음으로 투구한 소감을 물으며 예비 소속팀을 시사하자 "그냥 좋았다. 그런데 펜스까지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운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자신을 향한 논란을 의식한 듯 "결국에는 앞으로 내가 야구를 잘 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19경기에 등판해 7승3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올해는 16경기에서 5승5패 3.77. 다소 떨어진 성적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았다. 시즌 중간에 뒷꿈치 부상을 당한 여파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익일(21일) 상무전에 등판을 앞두고 있는터라 완급 조절을 염두에 두고 투구를 했다고.
이대은이 기대와 우려 속에 KBO리그에 입성한다. 출발선에서 논란을 해명했고, 각오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