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QUEEN)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38년 만에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3위에 들었고, 국내 차트를 넘어 노래방 팝 차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생산이 중단됐던 굿즈도 재발매되며 전 세계적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케 한다.
퀸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사운드트랙 앨범으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200'에서 3위에 올랐다. 퀸이 해당 차트 톱3 안에 진입한 것은 1980년 9월 20일 앨범 '더 게임'의 1위 이후 38년 만이다. 빌보드에 따르면 정규와 라이브 앨범 등 29개의 앨범을 냈지만 앨범 차트 1위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을 정도로,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차트와 친밀한 밴드는 아니었다. 영화의 인기가 가져온 이례적인 차트 상승으로 빌보드도 퀸의 38년 만에 톱3 진입을 속보로 다루며 이를 집중 조명했다. 내용은 '40년 이상 고전 명곡으로 사랑받은 '보헤미안 랩소디'가 빌보드 핫100 진입이라는 영예를 추가했다. 음원 판매가 236%나 증가했고 미국 내 스트리밍은 77% 올라, 싱글 차트인 핫100 33위,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 3위에 들었다'고 적혀 있다.
사운드트랙 앨범은 미국에서만 주간 2만4000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한국에서도 예스24·인터파크 등 OST 부문 판매 1위를 유지 중이다. 14일 기준으로 국내 최대 이용자 수를 보유한 멜론 실시간 차트 톱100에는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가 올라 있고, 트렌드 앨범 차트에선 OST 앨범과 2011년 리마스터링 버전 '그레이스트 히트'가 각각 15위와 18위를 기록 중이다. 가온차트 노래방 팝 차트(10월 28일~11월 3일 주간 집계)에선 '보헤미안 랩소디'가 14계단 뛰어오른 18위를 차지했다. 국내 영화관에선 자유로운 '떼창(함께 노래 부르기)'을 위한 특별관까지 생겼을 정도로 음악 팬들의 사랑이 엄청나다.
팬들이 특히 열광하는 배경에는 배우의 목소리가 아닌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버전 그대로 수록됐기 때문이다. 보통의 OST 앨범은 배우의 버전으로 노래가 리메이크돼 실리기 마련인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정규 앨범과 라이브 실황에서 노래를 그대로 가져와 배우들에게 립싱크시켰다. 빌보드도 OST로 보기보다 퀸의 명곡을 엮은 베스트 앨범으로 보고 있다. 당연히 저작권료는 작사·작곡한 멤버들에게 돌아간다. 1991년 에이즈로 사망한 프레디 머큐리는 사후에도 엄청난 저작권료를 받는 가수가 됐다, 퀸의 일부 저작권을 가진 프레디 머큐리의 연인 메리 오스틴에 대한 관심도 증폭됐다. 영국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한 메리 오스틴은 "팬들은 더 깊이 그에 대해 알고 싶어 하고 집착할 수 있다.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적당한 비밀을 간직하길 바랐다"며 자세한 말을 함구했다.
지난 10월 31일 개봉한 영화는 14일 박스오피스에서 역주행 1위를 차지했다. 입소문을 내며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세대를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누적 관객 수는 200만 명을 돌파했고 티켓 매출은 85억원 이상이다. 퀸의 고향 영국에 이어 한국이 전 세계 흥행국 2위에 올랐다. 뜨거운 인기에 유니버설뮤직 산하 머천다이즈 브랜드 브라바도는 퀸의 앨범 커버 7종을 담은 티셔츠 굿즈를 재발매하기로 했다. 브라바도의 한 관계자는 "기존 팬뿐 아니라 퀸을 잘 몰랐던 젊은층에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전설적인 밴드를 더욱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