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야구장의 성향은 투수와 타자의 유불리를 기준으로 갈렸다. 그러나 황순현 NC 대표이사는 2019시즌부터 새 둥지를 트는 신축 구장에 한 가지 의미를 더 부여했다. 관람 문화의 품격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창원NC파크가 베일을 벗고 지난 8일 미디어투어를 진행했다. 2016년 11월 마산구장 옆에 있는 옛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에 터를 잡고 착공했다. 현재 공정률은 91%. 그라운드와 내야 그리고 외야 전광판이 윤곽을 드러냈다.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2월 28일, 정식 준공될 예정이다. 시범 경기 막바지에는 실전 경기도 치를 수 있다.
국비 150억원·도비 200억원·시비 820억원·구단 100억원 등 총 1270억원을 투입해 지어진 구장이다. 연면적 4만9249㎡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약 2만2000석 규모다. 관중석 수는 지난해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한 마산구장의 2배다. NC 구단을 넘어 프로야구의 부흥과 서비스 향상이 기대된다.
2015년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를 시작으로 고척스카이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까지 신축 구장 개장이 이어졌다. NC파크는 메이저리그 구장을 설계한 스포츠 시설 전문 건설 업체 파퓰러스가 설계를 맡았다. 그 특유의 매력은 무엇일까.
구장의 어느 곳에서든 그라운드에 시야가 열린 '콘코스(Concourse·폭 11m)' 구조인 점은 삼성, KIA의 홈구장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차별화된 점이 있다. 관중석의 경사가 두 구장보다 훨씬 완만하다.
이전의 홈구장은 보통 성인도 이동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가족 단위의 관중이 늘어난 추세에 맞춰 편의를 제공해 준다. 그라운드와 체감 거리도 가까워졌다. 2층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수와 호흡이 긴밀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안전 용도의 그물막을 설치하는 기둥을 1, 3루 각 2개로 최소화했다. 시야 방해 요인도 줄였다. 완만한 관중석보다 사방을 전망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파노라마형 관람을 원하는 팬은 2층 상단, 3층 스카이박스를 애용하면 만족할 수 있다.
쾌적한 관람을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일단 앞·뒷좌석 간격이 넓다. 80~90cm다. 새 구장 담당자인 윤석준 NC 기업문화팀 매니저는 "옆에서 사람이 지나가려고 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평균 키의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다. 과거 고척돔은 개장 직후 간격이 좁은 상황에서 측면 통로 사이에 의자가 너무 많이 배치돼 있어 관중의 불편함이 컸다. 1000석가량 떼어 내 다른 공산으로 옮기는 보수 공사를 해야 했다. NC파크는 치킨과 맥주를 들고도 이동이 용이하다.
한국 야구장 최초로 장내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됐다. 1층부터 4층까지 편안한 이동이 가능하다. 경기 외 구장 투어를 하는 데 용이하다. 스카이박스도 기존 구장과 다르다. 내·외부로 나뉘었다. 유리 벽 밖에 야외 관람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전방에 설치된 스포츠 유리는 파울 타구가 맞아도 파편이 흩어지지 않는다. 안정성도 갖췄다. 구장 둘레 길은 휠체어 이동도 지장 없게 만들어지고, 외야 전광판 뒤에는 벚나무가 줄을 잇는다. 개성을 강조한 조경도 볼거리다.
세 번째 매력은 경기력과 관련이 있다. 어떤 성향을 가진 구장이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중앙 담장까지 비거리는 121.9m, 좌우 거리는 101m다. 외야 담장 높이가 잠실구장보다 60cm 높은 3.3m다. 투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그러나 파울 공간이 매우 좁다. 타자는 타석에서 기회를 이어 갈 수 있다. NC 선수들 사이에서도 투수와 타자 간 의견이 분분하다. 좌우, 중간이 넓은 점도 변수다. 외야수의 수비력, 주자의 주력도 경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