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전문점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일렉트로마트 등 '차세대 유통 채널' 가능성이 큰 전문점은 강화하고 수익성 개선에 실패한 미용· 건강용품 판매점인 부츠는 순차 폐점하기로 했다. 이커머스의 공세로 마트 업황 부진이 심화되고 있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잘되는 일렉트로마트 쭉쭉 늘린다
이마트는 올 하반기 체험형 가전 매장인 '일렉트로마트'의 점포 출점을 가속한다고 24일 밝혔다.
일렉트로마트는 올 상반기 6개 점포를 출점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지난 18일 가든파이브점을 시작으로 해운대점 등 10여 개 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이마트가 어려운 유통 환경 속에도 일렉트로마트의 출점을 늘리는 이유는 체험형 가전 매장 컨셉트 덕에 2030세대와 남성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렉트로마트의 20~30대 고객 비중은 50.5%로 이마트(32.1%)보다 월등히 높다. 또 남성 고객 비중도 33.5%로 이마트(27.4%)보다 많다.
이마트는 젊은층과 남성 고객 덕에 올해 1월 1일부터 7월 22일까지 일렉트로마트의 매출이 4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일렉트로마트의 매출은 7000억원으로 지난해(5400억원)보다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일렉트로마트가 입점한 이마트 지점도 고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점포 재단장을 통해 일렉트로마트가 입점한 창동점(6월 13일~7월 22일)과 명일점(6월 20일~7월 22일)의 경우 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28.4%·10.6% 증가했다.
삐에로쑈핑도 추가 출점…부진한 부츠는 폐점 수순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와 함께 만물잡화점 성격의 전문점 '삐에로쑈핑'의 출점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대구에 삐에로쑈핑 매장을 개점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도 2~3개의 신규 점포를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말 개점한 삐에로쑈핑은 재미있는 경험과 가성비로 인기를 끌면서 올해 7월 22일까지 누적 방문객 수가 약 480만 명을 넘어섰다.
고객 중 46%가 20~30대(올해 1월 1일~7월 22일)며, 수도권 일부 지역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명동점은 50% 이상이 외국인이며, 두타몰점과 코엑스점도 외국인 고객 비중이 각각 40%·20%다.
반면 이마트는 부진한 전문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줄이기로 했다.
우선 미용· 건강용품 판매점인 부츠에 대해 33개 매장 중 절반이 넘는 18개를 순차 폐점할 예정이다.
2017년 문을 연 부츠는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했지만, 업계 1위인 올리브영 등과 경쟁에서 밀리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이마트는 부츠 홍대점과 신논현점 등을 폐점하고 오프라인 매장은 15개만 남기는 대신 점포 유지 비용이 들지 않는 SSG닷컴 등 온라인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이마트의 전문점 구조조정을 예견된 수순으로 본다.
이마트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1.6% 감소했고 특히 전문점 사업에서 22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쿠팡 등 이커머스의 공세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대형마트 실적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적자를 내는 전문점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 등 잘나가는 전문점들을 위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전문점 사업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