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33·1위·세르비아)가 자신의 경력을 돌아봤을 때 2020년은 아마도 가장 잊고 싶은 한 해가 될 것이다."
미국 매체 '인사이더'는 7일, 조코비치의 US오픈 실격패 사태를 가리켜 이렇게 평했다. 조코비치는 이날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16강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29·27위·스페인)와 경기에서 1세트 도중 실격 당했다. 실격 사유는 다소 황당하다. 1세트부터 연달아 실수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던 상황에서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공을 뒤로 쳐냈는데 하필 이 공이 선심의 목에 정통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당황스러운 사태에 경기는 중단됐고 심판은 규정에 의거해 조코비치의 실격패를 선언했다. 고의는 아니었으나, 2020 테니스 그랜드슬램 규정은 '코트 내에서 공으로 위협하거나 무모하게 치는 행위에 대해 징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이에 대해 한동안 항의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실격패를 당하고 말았다. 메이저대회 18번째 우승과 30연승 도전이 허무하게 끝난 순간이었다.
순간의 짜증을 이기지 못한 대가로 조코비치는 많은 것을 잃었다. 대회 상금 25만 달러(2억9700만 원)은 벌금으로 모두 반납했고 랭킹포인트 180점도 잃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테니스 스타로서 그가 가지고 있던 긍정적인 이미지에도 균열이 생겼다. 가뜩이나 조코비치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백신을 거부하고, 자신이 개최한 이벤트 대회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감염 선수가 나오는 등 외적인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인사이더는 "경기력이 아닌 명성 관점에서 놓고 보면 2020년은 조코비치 최악의 해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조코비치는 경기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고의는 아니었지만 내 잘못이었고, US오픈은 물론 내 행동과 관련된 모든 분들께 용서를 구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선수로서, 또 인간으로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교훈으로 삼겠다"고 반성의 뜻을 전했다.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또 다른 스타가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대표팀에 차출돼 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 출전 중인데 조별리그 3조 1차전 크로아티아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벌에 쏘여 6일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그러나 경기를 지켜보다가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포착돼 대회 관계자가 그에게 착용을 요청했다.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네이마르(28) 킬리안 음바페(22)를 비롯해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 선수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유럽 축구계가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장면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