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이 25일(현지시간) 미국 LA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 극장 등에서 대면 형식으로 치러진 가운데, 지난해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까지 무려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이날 감독상 시상자로 함께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현지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한 봉준호 감독은 서울에서 이원 생중계로 시상을 진행했다. 한국어로 시상을 진행한 봉준호 감독의 통역은 샤론 최가 함께 했다.
돌비 시네마에서 서울로 연결, 빈 극장에서 검은 수트 차림으로 등장한 봉준호 감독은 "'디렉팅이 뭔가, 감독이라는 직업은 뭐하는 직업인가' 저도 감독이지만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난감하다. 사실 질문 자체가 짧고 명쾌하게 대답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뷰 중에 이러한 질문을 받게 된다면 슬쩍 얼버무리거나 회피하고 도망칠 것 같은데. 오늘 후보에 오른, 노미네이션 된 감독님들에게는 물어봤다. '어린아이를 붙잡고 20초 이내에 설명한다면 어쩔 것이냐'"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상당히 개인적인 답변이다"는 말과 함께 다섯 감독이 보내 준 답변을 한국어로 직접 읽어 감독이 감독을 소개하고 또 이야기 하는 장면을 완성했다. 아카데미 측은 봉준호 감독의 말을 영어 자막으로 달아 전세계에 송출, 눈길을 끌었다.
봉준호 감독이 직접 발표한 올해의 감독상은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에게 돌아가면서 '미나리' 정이삭 감독은 아쉽게 노미네이터에 만족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