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세계 랭킹 1위)가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독차지하는 '골든 그랜드 슬램' 도전을 앞두고 올림픽 참가를 고민하고 있다.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데다 엄격한 코로나19 프로토콜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AP 통신은 12일(한국시간) “조코비치가 윔블던에서 우승 이후 도쿄 올림픽 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코비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은 항상 내 계획에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50대 50의 가능성일 것 같다”고 회의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코로나 19로 인한 변화 탓이다.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10일 기준 도쿄의 확진자 수는 하루 1천 명에 육박한다. 이에 일본 정부는 12일부터 6주 동안 4차 긴급사태를 발효한다고 발표했다. 도쿄 올림픽 기간을 포함한 만큼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다. 올림픽 경기 중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된 수도권과 홋카이도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관계자들은 엄격한 프로토콜을 따라야 한다.
조코비치에게도 쉽지 않은 장애물이다. 무관중 경기는 물론 조코비치를 보조해줄 지원팀 인원까지 제한을 받게 된다. AP 통신은 조코비치가 “그 말을 듣고 정말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라파엘 나달이 이미 불참을 선언했고 참가를 고민하는 로저 페더러와 조코비치까지 참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코비치가 올림픽 참가를 결정하고 금메달을 따낸다면 ‘골든 그랜드 슬램’의 역사를 이뤄낼 수 있다. 이미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에 이어 윔블던 테니스 대회까지 올해 열린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모두 휩쓴 조코비치는 8월 30일 시작하는 US오픈을 우승하면 한 해 4개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이룬다. 여기에 도쿄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낸다면 한 해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까지 독차지하는 골든 그랜드 슬램이 완성된다.
캘린더 그랜드 슬램은 1938년 돈 버지(미국), 1962년과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가 이뤄냈지만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남자 테니스 선수는 아직 아무도 없다. 여자 테니스에서는 1988년 슈테피 그라프가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남자 테니스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 조코비치에게 달려 있다.
한편 테니스 선배이자 코치로 조코비치와 함께하고 있는 고란 이바니세비치는 조코비치의 올림픽 참가를 기대하는 중이다. 이바니세비치는 “누군가가 골든 슬램을 달성한다면 그건 바로 조코비치다”라면서 “그의 커리어 처음으로 3연속 우승에 4번째 우승의 기회까지 얻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대기록을 눈앞에 둔 조코비치를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