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는 현재 직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글로벌뿐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회사의 최대 강점인 텍스트 기반 커뮤니케이션(카카오톡)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인맥을 쌓을 수 있는 놀이터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그 일환으로 1990년대 '머드게임'(글자만 나오는 온라인 게임)을 계승한 카톡 롤플레잉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남궁훈 내정자는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는 3D뿐 아니라 2D와 텍스트도 존재한다. 모든 디지털 콘텐트 형태소가 메타버스화될 수 있다"며 "카카오가 강한 텍스트 형태소를 기반으로 메타버스를 만들고 있다. 롤플레잉 채팅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2개의 TF(VTF·OTF)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VTF가 메타버스 서비스를, OTF는 오픈채팅 기반 비지인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남궁훈 내정자는 "다양한 콘텐트 형태소를 담는 공간으로 오픈채팅을 재정의할 예정"이라며 "지인 기반이라는 한계로 카톡은 한국 시장을 넘지 못했다. 오픈채팅은 관심 기반이라 글로벌 확산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과 더불어 임직원 처우 개선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남궁훈 내정자는 올해 임직원 연봉에 쓸 예산을 전년 대비 15% 증액할 것이라고 사내게시판에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추구하는 인사정책과 기업문화를 묻자 남궁훈 내정자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언급했다. 영화 속에서 인민군이 촌장에게 영도력(리더십)이 어디서 나오는지 묻자 "많이 먹여야 돼"라고 말하는 장면을 회상했다.
남궁훈 내정자는 "임직원이 일하는 이유는 스스로와 가족을 배불리 먹이기 위한 것이다. 의리·사랑·애정은 큰 의미가 없다"며 "다만 주식회사는 주주와 고객도 있기 때문에 3자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플랫폼 갑질 논란으로 추락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도 다시 한번 내비쳤다. 남궁훈 내정자는 주가가 15만원(현재 약 9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남궁훈 내정자는 "(대표직을 맡는 것이) 사실 두려웠다. 임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용기를 얻었고 좀 더 사명감을 갖고 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혼자 고민하다 '주가 15만원' 키워드로 접근하는 게 좋겠다고 브라이언(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전화하면서 정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 주가 달성 예상 시기를 묻자 "임기 2년 안에 끝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정치권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해외 진출을 주문하는 국민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남궁훈 내정자는 "(플랫폼 규제는) 내용이 전달되면 깊이 있게 살펴보고 어떻게 대응할지 그때 정하는 게 올바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굉장히 절박한 상황이다. 그 외에는 사회에서 국민의 용인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