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오매불망 기다렸던 4번 타자 노시환(22)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노시환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22일 대전 KT 위즈전에서 4번·지명타자로 1군에 복귀했다. 지난 6월 10일 오른쪽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이탈한 후 42일 만의 컴백이었다.
정확히 노시환이 말소된 날 9위에서 최하위로 떨어졌던 한화는 이후 날개 없는 추락을 경험했다. 노시환이 자리를 비운 기간 한화의 승률은 0.115(3승 1무 23패)에 불과했다. 탈꼴찌 싸움을 벌였던 NC 다이노스와 승차는 전반기 종료 시점 8.5경기까지 벌어졌다. 노시환은 조금 더 빨리 복귀할 수도 있었다. 한화 관계자는 "타석 복귀라면 전반기에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러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님은 선수 부상 관리에 철저하다. 성적 부담이 있더라도 충분한 회복을 위해 복귀를 최대한 늦췄다"고 설명했다.
돌아온 노시환은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복귀 후 첫 두 경기에서 8타수 5안타를 기록 중이다. 22일 복귀전에서는 4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한화의 8-0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4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KT 선발 웨스 벤자민으로부터 쳐낸 비거리 130m 대형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노시환이 돌아오면서 한화 타선도 안정을 찾고 있다. 유일한 장타자로 홀로 중심 타선을 지키던 김인환이 부담을 덜고 노시환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인환은 22일 경기에서 노시환과 백투백 홈런을 합작했고, 이어 이튿날인 23일에도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노시환은 “자리를 비운 지 한 달 반이나 지나서 빨리 1군에 올라가고 싶었다. 전반기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마침 후반기 첫 경기가 복귀전이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첫 타석부터 결과가 잘 나왔다”며 "홈런을 의식했다기보다 첫 타석 안타로 자신감이 생겼던 덕분"이라고 돌아봤다.
긴 재활 기간 그가 간절하게 느낀 건 책임감이었다. 노시환은 “잘하든 못하든 야구를 할 수 없는 순간이 안타깝고 후회스러웠다. 다시 한번 부상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올 시즌 목표는 기록이 아니라 다치지 않는 것이다. 후반기에는 두 배로 열심히 해서 팀 반등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