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공연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저 자신에게도 만족스러웠으면 했고 회사 사람들에게도 ‘내가 공연을 이렇게 할 수 있는 가수다’라고 보여주고 싶었고, 관객들에겐 정말 선물 같은 공연을 선사하고 싶었고요.”
가수 그리즐리는 최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소속사 EGO Group 사옥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최근에 있었던 겨울 공연의 내용이 정말 좋았다는 말을 듣고서다. 세트리스트에 있는 곡을 다 알지 못 함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지루함이 없었고, 이따금씩 ‘토크 콘서트인가?’ 싶을 정도로 입담도 좋았다.
“겨울 공연의 경우 제가 가장 자신감을 느끼는 곡들 위주로 세트리스트를 만들었거든요. 때문에 부르면서도 긴장을 거의 하지 않았고 행복했어요. 전개되는 스토리나 무드보다는 제가 부르면서 행복할 수 있는 노래들 위주로 꾸리려고 했어요. 그래서 아마 전반적으로 공연이 즐거웠다고 느끼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즐리는 그러면서 봄, 여름, 가을 공연을 봐준 관객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어쩔 수 없이 완벽주의적인 면이 있다는 그는 “봄, 여름, 가을 공연을 겨울 공연처럼 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운 마음이 계속 들었다. 겨울 공연을 마치고 뒤풀이에 가서도 그런 생각이 자꾸 났다”고 털어놨다.
그리즐리는 관객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팬들과 유대감이 누구보다 강한 그리즐리. 그래서인지 이번 사계절 콘서트 때도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번을 다 와주는 관객들이 많았다. 그런 사랑에 보답하고자 그리즐리는 매번 공연이 끝나면 원하는 모든 관객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5만 5000원이라는 티켓 가격 또한 그리즐리의 고집이었다. 남지 않더라도 꼭 티켓은 5만 원 대로 하고 싶었다. 관객들은 자신을 찾아오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애정을 보여준다. 그런 관객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한도까지 줄이는 게 공연을 올리는 가수로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성의라 그리즐리는 믿고 있다.
그가 공연에서 몇 차례나 “이제 공연 안 하겠다”고 했던 건 이 때문이다.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지 못 하는 그리즐리는 이번 네 차례의 공연을 하며 정말 많은 걸 쏟아부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진짜 공연 안 할 거냐. 그렇게 잘하는데”라고 묻자 “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 안 하겠느냐”며 웃었다.
그리즐리는 최근 정규앨범 준비에 한창이다. 쌓아둔 곡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 어떤 곡을 실을지 정하지 못 했다. 정규 3집에 다다른 만큼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지 고민을 제대로 하고 시다는 욕심이다. 그는 “내게도 그렇고 이번 앨범을 들어주시는 분들에게도 그렇고 많은 귀감이 될 수 있는 앨범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엔 꼭 정규앨범을 내고 활동도 이전에 비해 더욱 활발하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SNS 피드에 장문의 감사글을 적었다 지운 일이 있다”면서 “관객들에게 이번 기회를 통해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일단 사계절 콘서트에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올해는 활동을 많이 할 생각이에요. 이런 말을 벌써 한 5~6년째 하고 있어서 팬분들이 잘 안 믿어주시는 것 같은데 올해는 진짜 좋은 앨범으로 인사드리고 회사에서 잡아주는 스케줄, 거절하지 않고 임할게요. 그런 마인드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