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가 흘린 땀과 눈물을 치켜세운 패자. 펜싱 경기가 열린 그랑 팔레에서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다.
28일(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16강전에서 만난 프랑스 대표 세바스티앵 파트리스(랭킹 8위)와 독일 마티야스 사보(9위). 프랑스 홈 관중의 응원 속에 나선 파트리스는 사보에게 13-15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13-14에서 뒤로 물러서면서도 균형을 유지했지만, 사보의 찌르기를 막지 못했다.
파트리스는 패전이 확정된 뒤 사보에게 다가갔고, 이내 그의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그는 경기 뒤 이 장면에 대해 "나의 적이지만 그전에 우리는 모두가 같은 친구다. 우리는 같은 가치를 존중해온 사이고, 사보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잘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사보가 남은 경기에서도 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트리스는 올림픽 정신에 대해 "워낙 큰 가치라서 그걸 상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실제로 구현할 수도 없다. 단순히 경기나 스포츠에 국한된 게 아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만들어내는 관계, 우정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펜싱 선수로 올림피언이 된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고, 남은 단체전 선전도 자신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를 15-11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오상욱도 상대가 공격을 피하려다가 넘어지자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줬다. 오상욱은 "세계적인 대회가 1년에 10개 정도 있는데 매번 만난다. 선수들만의 우정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