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10월 A매치 첫 경기부터 난적 요르단을 제압했다.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리는 듯했지만, 팀 내 왼쪽 공격수가 나란히 이탈하는 악재를 맞이한 게 고민이다. 배준호(21·스토크 시티)가 새로운 해결사로 나설지가 관심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국제경기장에서 끝난 요르단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전반전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 그리고 후반전 오현규(헹크)의 쐐기 골을 묶어 적지를 침묵에 빠뜨렸다. 이날 승리로 B조 1위(승점 7)로 올라선 한국이다.
한국 입장에서 이날 경기는 ‘설욕전’이었다. 바로 8개월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당시 한국을 가로막은 게 바로 요르단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은 요르단의 날카로운 역습에 허무하게 2실점 하며 패했다. 유효슈팅은 0개에 불과했다.
적지에서 열린 재회였지만, 한국은 흔들림 없이 경기를 운영했다. 특히 ‘부주장’ 이재성이 벼락같은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전에는 오현규가 스텝오버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뚫었다.
온전히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순 없었다. 바로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었다. 이미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 ‘플랜 B’로 꼽힌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선발로 나섰다. 그는 경기 초반 턴오버를 범하기도 했지만, 이후엔 적극적인 드리블 뒤 키 패스를 기록하는 등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전반 10분과 20분 두 차례 상대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이날 주심을 맡은 기무라 히로유키 심판은 좀처럼 휘슬을 잡지 않았다. 황희찬은 결국 부축을 받고서야 간신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배턴을 넘겨받은 건 엄지성(스완시 시티)이었다. 그는 전반전 동안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하고 적극적으로 왼쪽 공간을 누비며 활력을 더했다. 선제골 당시 왼쪽 측면 이명재의 크로스를 도운 게 엄지성이었다.
그런데 엄지성마저 후반 3분 만에 쓰러졌다. 한국의 공격 상황 중, 상대 선수와 충돌한 뒤 쓰러진 것이다.
한국 입장에선 10월 A매치 첫 경기부터 두 명의 왼쪽 공격수가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다. 위안인 점은 뒤이어 그라운드를 밟은 배준호의 물오른 컨디션이다. 배준호는 이날 두 차례 환상적인 드리블로 요르단의 수비를 흔들었다. 특히 후반 35분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 3명 사이에서 드리블 돌파 후 시도한 유효슈팅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에 따르면 그는 단 39분 동안 1도움·패스 성공률 100%(30회 성공)·드리블 성공 2회·키 패스 2회 등을 기록했다. 후반전 오현규의 슈팅 전 패스를 연결한 것도 배준호였다.
아직 황희찬과 엄지서의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배준호의 경기력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한국은 오는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B조 4차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