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숨통 좀 틔워줍시다" 전문가들 한목소리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플랫폼 규제 논의에 날개가 꺾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용자 접근성이 높은 서비스라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손님으로 꼽히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호된 질타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정부가 법적 강제성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자율규제를 도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플랫폼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시선을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무늬만 자율규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업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모델을 정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무엇을 위해 플랫폼을 규제하나"   22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등 정부의 플랫폼 자율규제 구체화 작업에 참여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시장을 키우기보다 위축하는 쪽으로 논의가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조영기 인기협 사무국장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규제의 답을 찾다' 세미나에서 "무엇을 위해 자율규제를 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며 "지난해 법적 규제가 시작됐을 때처럼 편향되고 부정확한 자료 때문에 현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베이스를 그대로 깔고 있다"고 꼬집었다.   규제 명칭 앞에 '자율'이라는 단어만 붙었을 뿐, 실질적인 도입 목적과 범위가 없는 추상적인 상태에 그치고 있다는 의미다. 공익 추구라는 명목으로 정부가 플랫폼에 규제 이행을 간접적으로 부추기는 것은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계인국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은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가 아니다. 공익 실현을 위해 국가와 사회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면 사전에 내용을 내부적으로 조율해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순수한 의미의 자율규제가 아닌 규제적 자율규제로 갈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양대 포털로 대표되는 국내 플랫폼 사업은 지난해부터 정부의 감시망에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비대면 트렌드 확산에 콘텐츠·커머스 등 신사업 기대감이 겹치며 시가총액 70조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쓰는 등 고공행진했지만,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비난에 휩싸이며 기업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가 폭락했다.   결국 정치권과 일부 소상공인들의 눈총을 견디지 못한 카카오는 청년 스타트업과 기획한 꽃·간식·샐러드 사업에서 손을 뗐다. 네이버는 알고리즘 기반 쇼핑·동영상 서비스의 자사 우대 의혹을 두고 2년 전부터 공정위와 힘겨운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2021년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표준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하 온플법) 도입 추진이 정치권에서 급물살을 탔다. 플랫폼업계는 언제든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혁신 사업의 계약 형태를 표준화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러다 올해 '플랫폼 정부'를 표방하는 정권이 출범하며 온플법 대신 법의 압력이 덜한 자율규제를 녹이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공정위는 민간이 주도해 자율규제를 마련하는 '플랫폼 자율기구'를 구성해 이달 두 차례(갑을 및 소비자·이용자 분과)의 회의를 진행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플랫폼 스스로 모범 사례 창출 가능   선지원 광운대 법학부 교수는 플랫폼 주도로 이뤄진 해외의 모범 규제 사례를 소개했다.   유럽연합(EU)은 공동체가 지향하는 목적에 맞춰 기존보다 완화한 규제의 틀 안에서 플랫폼이 기술로 대안을 제시하는 공동규제를 채택했다. 대표적인 예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시는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와 MOU(양해각서) 및 조세 협약을 체결해 사업 안정성을 보장했다. 에어비앤비는 최대 숙박일과 인원을 자동 제한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이용자의 관광세를 대납하는 등 시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플랫폼이 선제적으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상인 진입 차단·분쟁 조정·개인정보 보호 등을 책임지는 이용자보호위원회를 설치했다. 네이버도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 내 분쟁을 해결하는 별도 기구를 운영 중이다.     다만 해외의 우수 사례를 온전히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윤지웅 경희대 교수는 "유럽은 자국 플랫폼 기업이 없기 때문에 규제에 관심을 둔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을 견제 또는 관리할 것이냐는 근본적인 고민에 빠지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일본에도 없는 플랫폼 기업이 한국에 있는 것은 상당한 행운"이라며 "방임은 아니지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자율규제를 고민하고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렇게 자율규제의 개념이 제대로 확립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내달 국감을 앞두고 벌써 플랫폼을 향한 정치권의 공세가 예고된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차량 호출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회원을 대상으로만 배차율 90%를 약속하는 서비스로 일반 승객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0.2%로 미미해 일반회원이 피해를 본다고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한목소리 전문가 플랫폼 자율규제 플랫폼 규제 대신 자율규제
2022-09-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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