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성호 대표 “FNC가 3대 기획사? 매출로만 따질 순 없죠”
지난 7월 연예계 최고 핫 피플은 FNC 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였다. 국보급 방송인 유재석을 쟁취한데 이어, 노홍철까지 품으며 예능계 어벤져스를 꾸렸다. 이미 FT아일랜드·씨엔블루·AOA 등의 인기 그룹을 보유한데 이어, 유재석·정형돈·노홍철 등의 예능인, 이동건·이다해·정우 등의 배우까지 포섭한 능력 덕분에 '3대 기획사'에 올라섰다는 얘기까지 듣는 요즘. 이미 시가 총액은 3000억을 넘어서, YG와 SM에 이은 3위 자리를 확보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3대 기획사' 얘기에 한사코 손사래를 친다. "아직 배워야 할게 많다, 이제 더 큰 꿈을 바라보고 있는 단계"라는게 이유. 한 대표의 말대로 그가 아직 3대 기획사의 수장은 아닐지 몰른다. 하지만 그의 성장과 성공을 평가절하할 사람은 다 한 명도 없다. 그 만큼 FNC엔터테인먼트의 공격적인 성장은 뚜렷하다. 또한 그 동력이 한 대표에게서 나왔음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지난 1999년 가수로 데뷔해 지금은 거대 공룡 엔터사의 수장이 된 '뜨거운 남자' 한성호 대표를 만났다. -유재석 영입 발표는 모두를 놀라게 했죠. "정말 다 몰랐던 일이에요. 우리 와이프도 공식 발표를 한 뒤에 '정말이냐'고 물어봤을 정도니까요. 굉장히 조심스러웠어요. 사실 유재석이 실제로 올 것이라고 생각 못했어요. 치밀한 계획이 있던 것도 아니었죠. 그렇다고 유재석과의 계약이 중간에 새 나간다면 연예인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되니까 특히 더 조심했어요. 제 스스로 유재석이 계약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면 알렸겠지만, 저 역시도 확신이 서지 않았었죠." -자숙 중이었던 노홍철도 영입했어요. "처음부터 노홍철과 계약하려던 계획이 있던 것은 아니었어요. 치밀하게 생각한 일이 아니었는데, 일이 잘 됐죠. 노홍철을 복귀시키기 위해 계약했다기 보다는 예능인으로서 노홍철의 재능이 정말 아까웠기 때문에 제안했죠." -두 사람이 흔쾌히 FNC행을 결정짓던가요. "사실 유재석보다 노홍철을 먼저 알고 이야기 중이었죠. 색깔이 맞았기 때문에 온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연기자들도 정장 입는 사람, 캐주얼을 입는 사람 등 다양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자기 스타일에 맞는 회사가 있다고 생각해요. 왠지 끌리는 곳이요. 또 두 사람이 저와 잘 통했어요. 원하는 것들이 일치했죠. 게다가 안정적인 환경이 있고, 회사 안에 친한 지인들도 있으니까 선택이 더 쉬웠을 수 있죠." -계약금이 수십억 단위였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그 부분을 많이 이야기 하는데, 계약금에 따라서 움직였다면 이들이 과연 우리 회사에 왔을까요. 더 많은 계약금을 제시한 곳에 갔을 거예요. 우리가 돈이 많은 엔터사도 아닌데 계약금 때문에 선택하지는 않죠." -'무한도전' 멤버 중 벌써 세 사람이 속했어요. 남은 멤버들은? "전혀 접촉도 안했어요. 물론 오겠다고 하면 마다하지는 않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어요." -FNC는 가요 기획사인데, 연기와 예능계에도 진출했어요. "사실은 이전부터 배우 영입을 시작하며 종합엔터테인먼트를 꿈꾸고 기반을 마련 하고 있었어요. 그런 찰나에 예능 쪽으로 거물이 들어오다보니 가요쪽에는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죠. 하반기에 신인이 나와요. 제 자체가 프로듀서다 보니까 아무래도 가요쪽으로 더 신경을 쓰게 되죠. 지금은 종합 엔터사로 만들어지는 단계니까 더 신경쓰는 것 뿐이에요. 올 초 목표가 상반기 안에 예능쪽 세팅을 완성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운 좋게 좋은 결과가 있네요.(웃음)" -FNC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종합엔터사를 꿈꿨나요. "2006년 말 FT아일랜드로 시작했었죠. 그때부터 종합엔터사가 꿈이었어요. 그러려면 생각이 분명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일단은 제가 잘하는 것을 해야한다고 판단했고, 색깔있는 그룹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확립하자고 생각했어요. 종합엔터사가 꿈이라고 섣부르게 밀고 나가지는 않았어요. 가요 기획사로서 우리 회사 색깔을 충분히 알린 후 성장해나가는 타이밍에 맞춰 쌓아 올렸죠." -FNC의 '히스토리'가 궁금한데요. "2006년에 강남에 사무실을 만들었어요. 20평 남짓한 공간이었고 직원은 단 세 명 뿐이었어요. 그러다 영등포로 회사를 옮겼는데, 그 때 FT아일랜드가 잘 됐죠. 9년이 지난 지금은 청담동에 사옥을 지었고, 직원 수는 150명이 넘어요." -회사가 커지면서 FT아일랜드나 씨엔블루가 서운해하지는 않나요. "아직까지는 티를 안내던데요(웃음). 저에게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저도 그 친구들을 더 신경쓰게 돼요. 녹음 때문에 연락을 하는데, 서운해하지 않도록 피드백을 빨리 주려는 것은 있어요. 그런데 어차피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도 이해할거예요." -FNC가 빅3 엔터사라는 이야기가 많아요. "정말 부담스러워요. 매출로만 따지자면 그럴 수 있겠지만, 3대 기획사는 매출로만 따지는 것이 아니에요. 역사를 봐야하는 것이죠. 매출 부분은 눈에 보이는 것일 뿐이니까요." -FNC의 목표가 있다면 "아직 말 못할 큰 꿈은 있죠. 기본적으로는 좋은 콘텐트를 만드는 것이고요. 사람이 좋은 대학에 가려면 중, 고등학교 과정을 거쳐야 하잖아요. 제가 하고 있을 때 다음 단계에 기회가 오겠죠. 최종 꿈만을 바라보다가는 당장 눈 앞의 것에 소홀해져요. 저희 앞에 있는 3대 기획사를 보고 많이 배워야죠." -한성호를 꿈꾸는 멘티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한 눈 팔지않고 하면 돼요. 물론 실패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열심히 하려고 해요. 전 오히려 제 무명 시절이 길었던 것을 좋게 생각해요. 그게 자양분이 됐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어디서든 회사를 위해서 고개를 숙일 수 있어요. 대표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아요. 작은 회사였을 때처럼 똑같은 행동과 말을 보여주면 됩니다." 황미현 기자
2015-08-0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