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긴긴밤' 기자회견에서 염규복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제작자 정경희. 2026.10.9 / 사진=연합뉴스 제공
베스트셀러의 감동을 스크린으로 옮긴 ‘긴긴밤’이 부산 관객을 만났다. 원작의 핵심 정서인 상실과 연대, 사랑을 지키면서도 유머와 액션을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경쟁 부문 초청작 ‘긴긴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염규복 감독과 정경희 제작자 등이 참석했다.
‘긴긴밤’은 누적판매 80만부를 돌파한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풀 3D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이날 염 감독은 ‘긴긴밤’이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을 두고 “사실 기대를 안 했다. 처음에 소식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다. 너무 영광스러웠고 그만큼 심적 부담도 컸다”며 “사실 이 영화의 제작 기간이 내게 긴긴밤이었는데 어제 (월드 프리미어 공개 후) 처음으로 깊게 잤다”고 홀가분한 마음을 전했다.
연출 계기를 묻는 말에는 “우리 딸이 원작을 처음 보여줬는데, 내가 읽어주면서 내가 울고 있었다”며 “꼭 하고 싶다는 꿈과 열망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염 감독은 “내가 구원 서사를 좋아하는데 ‘긴긴밤’은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구원 서사가 아니다. 히어로 무비지만, 우리 저변에 있는 보통의 소시민, 작은 힘이 모여서 인생의 큰 전환점을 준다”고 소개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긴긴밤' 기자회견에서 염규복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9 / 사진=연합뉴스 제공
원작 각색 과정을 놓고는 “큰 상실을 겪은 주인공이 연대를 통해서 치유가 되고 그 사랑을 내리사랑처럼 작은 존재에게 베푼다. 그 감정을 꼭 지키고 싶었다”며 “그게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미지를 끝까지 가져가려고 했다”고 짚었다.
염 감독은 또 “처음 내 시나리오는 어두웠다. 근데 가 편집본을 보니까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더라”며 “전 세대를 배려했을 때 유머와 액션을 생각했다. 똥, 방귀 같은 아이들에게 가장 직관적인 유머를 더했고 원작에 없는 액션신을 두 개 추가했다”고 부연했다.
영화를 완성하는 더빙 이야기도 이어졌다. 염 감독은 “코뿔소 노든의 목소리는 가급적으로는 낮고 굵은 목소리가 나오게 부탁했다. 너무 들뜨지 않게 정중한 톤을 원했다. 반면 다른 조연들은 깨소금 맛이 나는 수다스러운 느낌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목소리 연기자 라인업 중 가장 화제를 모은 수지(어린 펭귄 치쿠 역) 캐스팅에 대해서는 “CF 감독으로 만나 인연이 오래됐다. 그걸 빌미로 내가 매달렸다”고 너스레를 떨며 “수지가 빠르게 답해줬고 원작을 좋아해서 디렉션 과정도 편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끝으로 정경희 제작자는 “‘긴긴밤’은 한국 최초의 원작 기반 3D 애니메이션으로, 처음에는 다들 믿을 수 없는 프로젝트라고 했다. 감독님과 4년 정도 작업하면서 한정된 기간, 예산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뽑기 위해 노력했다”며 “굉장히 만족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