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스타] "나로 인해 상처받은 선발들에게 미안" 3191일 만의 선발승, LG 장현식의 웃픈 참회
"과거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모든 분(선발 투수)께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LG 트윈스의 '전 불펜 투수'이자 '현 선발 투수'인 장현식이 유쾌한 참회로 선발 투수들에게 사과를 했다. 장현식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증판, 5이닝 동안 67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이 4-3으로 승리하면서 장현식이 승리 투수가 됐다. 장현식의 선발승은 무려 3191일 만이다. 장현식은 NC 다이노스 시절인 2017년 9월 27일 대구 삼성전(6이닝 1실점) 이후 약 9년 만에 선발승의 감격을 맛봤다.
사실 장현식은 시즌 초까지만 해도 불펜 투수로 분류된 선수였다. 정확히는 2018년부터 8년간 불펜 전문 요원으로 활약했다. KIA 타이거즈 시절인 2021년엔 34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필승조로 거듭났고, 2024년에도 16홀드로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이듬해 LG로 FA 이적했다. LG에서 부침을 겪었던 그는 6월부터 롱 릴리프에 이어 깜짝 선발로 전환, 선발 등판 2경기 만에 5이닝 무실점으로 만개했다. 다만 이날 선발승도 아슬아슬했다. 불펜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4-0으로 앞선 6회 장현식이 내려오자마자, 불펜이 대거 3실점하며 1점 차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후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긴 했지만 9회 다시 1사 만루 위기를 맞으며 승리를 앞둔 장현식을 떨게 만들었다. 다행히 마무리 손주영이 무실점으로 팀과 장현식의 승리를 지켜내면서 장현식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9년 만에 선발승을 거둔 LG 트윈스 투수 장현식의 일성은 승리의 기쁨보다 유쾌한 '참회'에 가까웠다. 과거 불펜 투수였던 자신의 피칭 하나에 마운드 밖에서 속을 태웠을 과거 선발 투수들의 마음을 이해한 듯 "사과를 드리고 싶다"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경기 후 만난 장현식은 "선발 투수도 대단하고 힘든 직업이지만, 뒤에서 던지는 불펜 투수들 역시 정말 대단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며 양쪽 보직의 무게감을 모두 겪어본 자의 소회를 전했다. 위기를 지켜낸 손주영을 향해서는 "(손)주영이는 진짜 대단하다. 역시 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하는 것"이라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불펜에서 선발로의 갑작스러운 전환. 혼란스럽지는 않았을까. 이에 장현식은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던져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불펜으로) 어려운 상황에 나가면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어렵게 던졌는데, 지금은 (이닝을) 더 많이 던지고 싶다 보니 공격적으로 던지게 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지 않고, 윽박지르기보다는 일정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던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선발로 제 옷을 찾은 듯한 그. 하지만 선발로서의 목표는 "딱히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선발로 등판해서 한 타자 씩 잘 막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전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6.06.24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