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개막]'전설 더비', '동서 더비', '깃발 더비'를 아시나요
일간스포츠

입력 2016.03.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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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출범 34년 차를 맞은 K리그는 그간 다양한 더비전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더비 매치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는 물론 동해안에 인접한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동해안 더비' 역시 대표적인 더비전이다. 이 뿐 아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서울은 '경인 더비'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했다.

모기업이 같은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그리고 전북 현대와 울산의 맞대결은 각각 '제철가 더비', '현대가 더비'라 불린다. 전북과 전남의 '호남 더비' 역시 빼 놓을 수 없다. 그리고 2016 K리그 클래식에서는 새로운 '3색 더비'가 녹색 그라운드를 더욱 풍성히 수놓을 예정이다.
 


◇전북-서울 : '전설 더비'


2016 K리그 클래식의 키워드는 전북과 서울의 '양강체제'다.

지난 시즌 K리그는 '전북 천하'였다. 이들은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굳히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서울이 강력한 대항마로 등장했다. K리그 역대 최고의 공격수이자 팀의 '전설' 데얀(35)이 돌아왔고 신진호(26)와 주세종(28) 등이 합류했다. 박주영(31)과 아드리아노(29) 역시 건재하다. 특히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는 국내 최강의 공격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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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역시 칼을 갈고 있다. 기존 전력으로도 우승 후보였던 이들은 만족하지 않았다. K리그 간판 공격수 김신욱(28)과 이종호(24), 고무열(26) 등이 전북에 합류했다. 

김보경(27) 역시 전북의 유니폼을 입고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37)의 득점 본능은 여전하다. 꿈의 '더블 스쿼드'가 가능하다.

이쯤 되면 이 둘의 맞대결을 '더비'라 부를 만 하다. 전북과 서울의 앞 글자를 딴, 이름하야 '전설 더비'다.

이동국과 데얀 등 전설적인 선수들은 여전히 양팀을 대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팀의 마스코트 역시 전설 속의 생명체다. 전북의 마스코트 '초아'와 '초니'는 예로부터 전설로 전해져오는 상상속의 새 봉황이다. 서울의 마스코트 역시 전설에나 존재할 법한 외계 생명체 '씨드'다.

두 팀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오는 12일 공식 개막전에서 충돌한다. '전설 더비'의 승자는 누구일까. 양팀 팬들의 눈과 귀는 벌써부터 전주로 향하고 있다.
 

◇수원 삼성-수원FC : '수원 더비' 혹은 '동서(同壻) 더비'


축구 수도를 자처하는 수원에 K리그 역사상 첫 지역 더비가 열린다. '형님' 수원 삼성과 '아우' 수원FC의 맞대결이다.

수원FC는 지난해 부산 아이파크를 꺾고 클래식 무대 승격을 확정지었다. 이들의 클래식행은 곧 '수원 더비'의 탄생을 의미했다. 1995년부터 수원에 자리잡고 있는 수원 삼성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수원FC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수원FC는 K리그 클래식 승격을 확정지은 뒤 '폭풍 영입'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스페인 청소년대표 출신 하이메 가빌란(30)을 시작으로 호주 국가대표 수비수 아드리안 레이어(29),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마빈 오군지미(29) 등을 불러들이며 리그 최고 수준의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하게 됐다. 혹자들은 수원의 축구 지형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간 수원의 주인이었던 수원 삼성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수원 더비'를 좀 더 자세히 보면 숨은 이야기가 더 있다. 동서 지간인 수원 삼성의 염기훈(33)과 수원FC 권혁진(28)의 맞대결이다.

염기훈은 군 복무를 위해 경찰청축구단에서 활약했던 2013년 권혁진과 팀 동료로 만나 친해졌다. 권혁진을 좋게 본 염기훈의 아내 김정민(32)씨는 친동생 김혜민(28)씨에게
그를 소개했고 이듬해 결혼에 골인했다. 동료에서 '가족'이 된 셈이다. 둘은 올해 초 수원에 위치한 광교산에 함께 오르며 새 출발을 다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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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기훈 과 권혁진 선수 ]



만약 수원 더비서 염기훈과 권혁진이 나란히 선발 출전한다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른쪽 수비수로 뛸 가능성이 높은 권혁진이 왼쪽 공격수 염기훈과 맞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염기훈은 지난 1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권)혁진이도 골을 넣고 나도 넣고 우리(수원 삼성)가 이겨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성남FC-수원FC : '깃발 더비'

수원FC는 승격 첫 해 만에 더비전을 두 차례나 치른다. 상대는 인접 도시인 성남FC다.
이들의 스토리는 2일 성남 구단주 이재명(52) 성남시장과 수원FC 구단주 염태영(56) 수원시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벌인 설전에서 비롯됐다. 포문을 연 것은 이재명 시장이다.

그는 자신의 SNS에 피투(32)의 영입을 알리며 "피투가 피튀길지도.. 염태영 구단주님 혹 쫄리시나요? 성남 첫 원정 상대가 수원FC인데 수원에서 만납시다"며 염태영 시장을 도발했다. 이에 염 시장은 "고대하고 있습니다. 시즌 직전까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정도로 걱정 되시나요"라고 되받아쳤다.

두 시장은 유쾌한 입씨름을 주고받은 끝에 '구단기'를 걸고 내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긴 팀의 구단기가 진 팀의 시청에 펄럭이는 흔치 않은 장면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팬들은 벌써부터 '깃발 더비' 혹은 '깃발라시코'라 부르며 즐거워하고 있다.

두 시장의 내기가 실제로 이뤄질 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K리그 팬들은 즐거운 스토리를 품은 새로운 더비전 탄생에 흥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두 팀의 맞대결은 오는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창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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