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타자 알몬테는 지난달 30일 수원 KIA전에 선발 출전, 좌·우타석에서 모두 홈런을 때려냈다. 3회 말에는 KIA 좌완 선발 김유신을 상대로 우타석에 들어서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8회 1사 1·2루에서는 좌타석에서 우완 불펜 투수 김현준의 시속 143㎞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시즌 3·4호 홈런.
'한 경기 좌·우 타석 홈런'은 KBO리그 역대 10번째 기록이다. 앞선 9번 중 4번(6~9호)은 지난해까지 KT에서 뛰었던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가 해냈다. 로하스의 후임인 알몬테가 진기록 계보를 이었다. 로하스는 KBO리그 데뷔 181번째 출전이었던 2018년 7월 28일 LG전에서 개인 1호 기록을 남겼는데, 알몬테는 KBO리그 데뷔 23번째 출기만에 해냈다.
알몬테는 개막 둘째 주까지 타율 0.265·1홈런·6타점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은 0.231. 좌·우 타석 기복도 커 우타석(좌투수 상대)에서는 타율 0.083(15타석 1안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롯데전에서 전환점을 만들었다. 알몬테는 KT가 3-5으로 끌려가던 7회 말 1사 롯데 셋업맨 최준용을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KT는 8회 강백호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고, 9회 2사 만루에서 김병희가 끝내기 안타를 치며 6-5로 승리했다.
알몬테는 4월 27일 인천 SSG전에서 5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를 경신했다. 30일 KIA전에서도 홈런 2개를 포함해 4안타를 쳤다. 개막 셋째 주부터 출전한 11경기에서는 타율 0.362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도 0.315까지 끌어올렸다. 이 기간 좌투수 상대 타율은 0.400(10타수 4안타). 장타력과 콘택트 능력이 모두 좋아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알몬테가 (삼성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처럼 홈런 생산이 많은 건 아니지만,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KBO리그 첫 시즌이라는 걸 감안하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점차 파워가 있는 스윙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4월 말까지 9개 상대팀을 한 번 이상 상대한 셈이다. 앞으로 적응력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알몬테의 분발은 강백호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다. 강백호는 4월 출루율 0.462(리그 1위)를 기록했다. 4번 타자 알몬테가 살아나니 상대팀은 3번 타자 강백호와의 승부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4월 30일 KIA전에서는 두 타자가 한 이닝에 나란히 나선 4번 중 세 차례나 동반 출루에 성공했다. 5·6회 공격에서는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KT의 득점을 이끌었다. 스피드가 좋은 강백호가 출루하면 알몬테가 단타를 쳐도 1·3루를 만들 수 있다. 다득점 기회가 생긴다. KT 중심 타선에 무게감이 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