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2루수' 최주환(34·SSG 랜더스)이 끝날 줄 모르는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SSG는 지난 14일 최주환을 1군에서 말소했다. 올 시즌 부진이 심각했다. 타율 0.146, 홈런은 1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조짐은 있었다. 최주환은 지난 2021시즌 4년 최대 42억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고 SSG 랜더스로 이적했다. 2014년 정근우가 이적한 후 대형 2루수가 없었던 SSG에는 천군만마였다. 넓은 잠실구장을 사용하면서 OPS(출루율+장타율) 0.8 전후를 기대할 수 있는 최주환이라면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좀처럼 '돈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주환은 지난 시즌 타율 0.256 18홈런 OPS 0.782를 기록했다. 출발이 나빴던 건 아니었다. 개막부터 4월 25일까지는 타율이 0.365에 달했지만, 좌측 햄스트링 미세 손상으로 26일 2군으로 내려갔다. 4주 진단을 받고 5월 22일 1군에 돌아왔지만 이전의 최주환이 아니었다. 복귀 후 성적 타율 0.232, OPS가 0.731에 그쳤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돼 경기를 뛰다 햄스트링이 재발하는 등 악재도 따랐다.
비시즌 숨을 고르고 돌아온 이번 시즌 회복은커녕 더 심각해졌다. 삼진율 17.2%로 지난해(17.9%)와 비슷했지만,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가 0.167(개인 커리어 평균 0.309)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1군 타자들은 BABIP가 3할 전후로 형성되고, 개인 커리어 평균에 수렴한다. 급락한 경우 불운일 수 있지만, 최주환은 타구 질 문제에 가깝다.
햄스트링 부상의 여파가 타격 밸런스를 흔들어놨을 가능성이 크다.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 이후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다. 배트가 몸에서 붙어 나와야 하는데 멀어져서 나오더라. 맞는 각도도 좋지 않고 잘 맞아도 파울이 나오고 있다"며 "지난해 부상 후와도 성적이 다른 것은 부상 부위가 안 좋으니 다른 쪽으로 힘을 쓰면서 밸런스가 변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