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와 따로 와서 상 받아”… 칸영화제 감독상 박찬욱의 여유있는 소감
일간스포츠

입력 2022.05.29 15:58

이현아 기자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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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와 따로 와서 상을 받게 된 것 같아 재미있다”.

박찬욱 감독이 제75회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 감독상 수상 후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함께 기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 감독은 29일(한국시간) 폐막한 칸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그와 함께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박쥐’로 호흡을 맞춘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은 시상식 당시 송강호의 이름이 호명되자 객석을 이동해 포옹하며 축하했다. 그는 “나도 모르게 복도를 뛰어가게 되더라. 그동안 좋은 영화에 많이 출연했는데 기다리다 보니 남우주연상을 받을 때가 온 것”이라며 축하했다.
 
박 감독에게 세 번째 칸 트로피를 안긴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에게 의심과 사랑을 동시에 느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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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스웨덴 범죄 추리소설 마르틴 베크 시리즈와 정훈희가 부른 가요 ‘안개’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박 감독은 “(마르틴 베크 소설에 나오는) 배려심 있고 예의를 갖춘 형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범죄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과 영화에서 여러 번 들은 ‘안개’라는 옛날 가요를 사용하는 로맨스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이 영화가 만들어 졌다”고 소개했다.
 
이번 영화의 소재나 줄거리가 기존 작품들과 어떤 차별성을 띄었는지에 대해 “소재만 놓고 보면 또는 언론에 소개되는 짧은 줄거리 요약만 읽어보면 정말 100번쯤 본 영화 같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의도한 차별점을 설명했다.
 
박 감독은 “내가 좀 더 나아가려 했던 것은 영화에서 1부가 끝나고 2부가 새로 시작할 때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팜므파탈인줄 알았던 여성이 더는 남성 시선의 대상으로 머무르지 않는다. 신비화되지 않고 자기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끌고 나가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자리를 옮긴다. 그것이 내가 영화에서 이루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고 강조했다.
사진=EPA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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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시상 소감에서도,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솔직한 경험을 쏟아내며 전 세계 영화인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 감독은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 믿는다”고 했다. 또 극장의 가진 중요한 이유에 대해 “영화관에서 집중된 태도로 집중력을 가지고 여러 사람과 함께 동시에 영화를 보는 체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때문”이라고 답했다.
 
박 감독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8년 영국 BBC의 6부작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연출했다. 또 코로나 시국이던 지난 2월에는 아이폰으로 촬영한 단편영화 ‘일장춘몽’을 유튜브와 애플TV로 공개했었다. 박 감독은 “각각의 작품에 맞는 플랫폼이 있더라며 극장에서 보도록 만든 극장용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한다”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외국 배우, 제작진, 자본 등에 열린 시각을 가졌던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의 여주인공에 탕웨이를 출연시켰다. 그는 “여러 나라 인적 자원과 자본이 교류한 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유럽에선 많은 사람들이 힘 합쳐서 좋은 영화를 만든 게 부러웠는데, 한국이든 어디가 중심이 되건, 앞으로 범아시아 영화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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