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하루 만에 뒷문 운영 방침을 바꿨다. 홍원기 감독은 "8월을 잘 버텨내기 위해서"라고 했다.
키움은 지난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5-7로 역전패했다. 5-4, 1점 앞선 상황에서 9회 초 수비를 맞이했지만, 투수 이영준이 추신수와 최지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고, 다시 바뀐 투수 이승호도 최정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이닝 3번째 실점했다. 타선은 9회 말 공격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홍원기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상황에 따라 적합한 마무리 투수를 내세우겠다고 했다. 김태훈과 이영준, 더블 스토퍼 체제 운영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3일 키움 3연전 2차전을 앞두고 만난 홍 감독은 "수치상으로 기록이 가장 좋은 투수를 마무리로 쓰는 게 맞을 것 같다. 김재웅이 오늘부터 (고정) 마무리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홍원기 감독은 전반기 내내 키움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 불펜 투수들을 두루 칭찬하면서도 "8월을 잘 버티는 게 중요하다"며 하루 만에 변화를 준 배경을 전했다.
김재웅은 올 시즌 27홀드를 기록, 이 부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46경기에 등판해 0점(0.99)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할만큼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다.
마무리 투수는 상징성이 있다. 구위, 제구, 경기 운영 능력, 경험 등 확실한 무기를 바탕으로 1이닝을 확실히 막아줄 수 있는 투수가 맡는 게 보통이다. 김재웅 개인적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조처다.
그러나 김재웅은 타이틀 경쟁을 하고 있다. 홀드 2위(22개) 정우영과의 격차도 꽤 많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생길 수 있다. 홍원기 감독도 이번 개편을 구상하며 이 점을 염두에 두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러나 팀 승률을 높이는 운영을 추구할 수밖에 없었다.
키움 불펜진은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이정후를 제외하면 스타급 선수가 없는 야수진이지만, 득점이 적어도 리드만 잡으면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체력 저하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홍원기 감독의 복안이 맞아떨어질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