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FC 공격수 김현(29)이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을 향해 거듭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리고도 표정이 밝지 않았다. 김현은 지난 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끝난 인천과 K리그1 2022 26라운드 원정 경기(1-1 무)에서 인천 팬들의 거센 야유를 받으며 뛰었다.
오해에서 비롯된 야유였다. 김현은 지난 시즌 인천에서 7골(29경기)을 터뜨렸다. 커리어 하이였다. 인천의 1부 잔류에도 기여했다.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그는 수원FC로 이적했다. 이후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가 화근이 됐다. ‘인천에서 도움을 많이 기록하고 싶었는데, 동료 선수들이 득점하지 못했다’는 뉘앙스로 와전된 것.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현은 “인천 팬들, 선수, 코칭 스태프를 제가 감히 그렇게 생각할 수 없다. 한 인터뷰를 통해서 기사가 나갔는데 오보였다. (인터뷰 기사를 작성한) 기자님도 저한테 죄송하다고 사과하셨다. 저도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 인터뷰를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기사를 보고 인천 팬들이 화가 나신 것 같다”고 했다.
인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던 김현은 친정팀을 상대하는 게 편하지 않았다. 팀이 0-1로 뒤진 후반 24분 동점 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지만 고개를 숙였다.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야유를 받았을 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천에 있을 때 팬들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야유를 보내시는 모습에도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했다.
김현이 공을 잡을 때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도 “안타깝다”고 할 정도로 야유가 거셌다.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건 김현의 표현을 빌리자면 ‘최소한의 예의’였다. 김현은 “최선을 다하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인천 팬들도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팬들이 오해하고 계신 게 있다. 해명할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아직도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