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0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9월 A매치 2연전(23일 코스타리카, 27일 카메룬)을 위한 본격적인 소집 훈련을 시작했다. 대표팀은 소집일 첫날이었던 지난 19일 회복 훈련에 집중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날은 서킷 트레이닝과 전술 훈련 등으로 강도를 높였다.
대표팀 주장이자 골잡이인 손흥민(30·토트넘)은 환한 미소를 보이며 약 90분 동안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 참여했다. 대표팀 수비수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이 실수를 하자 “뭐 하는 거야”라며 농담했고, 2002년생 막내인 양현준(강원FC)에게는 “좋아”라며 힘을 북돋워 줬다. 전술 훈련에서 손흥민은 중앙과 오른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며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다.
손흥민은 절정의 골 감각을 갖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19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시즌 개막 공식전 9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벤투 감독도 “좋은 의미다. 손흥민이 리그에서 오랜 시간 득점이 없었던 게 플레이가 나빴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득점왕 타이틀’ ‘무득점 침묵’ 등 무게감을 내려놓고 뛴 게 주효했다. 그는 20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해트트릭을 해서 내 마음이 편해졌다는 건 아니다. 항상 그래왔듯이 나는 축구를 좋아해서 하고 있다. 여기서 내가 부담을 갖게 된다면 다른 일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부담 없이 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을 치른다. 전성기에 치르는 마지막 월드컵일 수도 있다. 손흥민은 “월드컵에서는 우리보다 강한 상대들을 만난다. 각자의 나라에서 월드컵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기 때문에 두려운 건 사실이다. 아무나 나갈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 큰 무대에서 뛰어본 손흥민은 ‘즐기는 자세’를 강조했다. “월드컵은 축제이지 않나. 전 세계 축구 팬의 축제다. 그런 축제를 즐기는 마음이 가장 크다. 실질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두 번 월드컵 뛰어봤지만, 정말 많은 부담을 느껴 (기대와) 반대로 흘러가는 걸 직접 경험했다”고 돌아봤다.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은 이강인(마요르카) 양현준 등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내가 해줄 말이 있겠나”면서도 “어린 선수들을 보면 뿌듯하다. 분명히 잘할 것이다.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친구들이다. (이 선수들에 대해) 더 많은 기대감을 갖기보다 (성장하는 걸 보는) 즐거움을 더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2연전에서 대표팀이 정말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축구 팬분에게도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월드컵에 나가서 이 팀이 정말 잘할 수 있겠구나’라는 믿음을 드려야 한다. 그래서 9월 2연전이 굉장히 특별할 것 같다. 특별하게 준비할 것이고, 특별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