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뜨겁다... ‘장애체전 MVP’ 윤경찬의 이중생활
일간스포츠

입력 2022.11.09 09:02

김영서 기자

전국장애인체육대회 3관왕, MVP
특수 교사, 휠체어육상 겸직 화제
"2024 파리패럴림픽서 메달 목표"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한 휠체어육상 윤경찬(경기)이 금메달을 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한 휠체어육상 윤경찬(경기)이 금메달을 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전문 운동 선수들과 동등하게 경쟁하려면 내가 더 노력해야 하는 게 맞다. 나의 목표는 패럴림픽 입상이다.” 
 
휠체어육상 선수 윤경찬(30·경기)은 지난달 24일 울산에서 끝난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장애체전)에서 3관왕에 올랐다. 휠체어육상 남자 100m T53, 200m T53, 계주 400m T53, 54에서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400m T53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며 출전한 4개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받았다. 그는 출입기자단 투표 24표 중 20표를 받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윤경찬이 참가한 남자 계주 400m 경기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경기, 서울, 경북이 출전한 경기에서 3등으로 처졌던 경기는 4번 주자 윤경찬이 레이스를 시작하자마자 단숨에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윤경찬은 “마지막 경기이니까 부담감을 내려놓고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생각이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스트로크를 일정하게 한 게 주효했다”고 했다.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해 3관왕에 오른 휠체어육상 윤경찬(경기)의 본업은 특수 교사다. [사진 윤경찬 제공]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해 3관왕에 오른 휠체어육상 윤경찬(경기)의 본업은 특수 교사다. [사진 윤경찬 제공]

윤경찬은 ‘이중생활’을 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본래 캐릭터는 교사, 부가 캐릭터는 휠체어육상 선수다. 초등학생 때 교통사고로 하체 장애를 얻은 그는 한국체육대학교 특수교육과에 진학해 특수교사의 꿈을 가졌다. 2017년 2월에 임용고시에 합격한 후 2017년 3월 탄벌중학교에서부터 특수교사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현재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에서 근무 중이다.
 
윤경찬이 휠체어육상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부터다. 탄벌중학교 재직 당시 제자들을 이끌고 전국장애인학생체전에 인솔 교사로 참여한 바 있는 그는 운동으로 휠체어육상을 시작했다가 선수의 꿈을 갖게 됐다. 오전에는 순회 교육, 오후엔 행정 업무를 하며 교사로서의 본분을 다한 다음 퇴근 후 오후 6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안산와~스타디움의 트랙을 질주한다. 
 
윤경찬은 “본업은 교사다. 그런데 선수이기도 하다”라며 웃은 뒤 “기관장(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교육장)의 허가를 받아 겸직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특수교사가 운동하니, 장애 인식 개선의 한 방향으로 좋게 생각해주셨다. 메달 소식을 접한 제자들에게서 연락이 정말 많이 왔다. 교육적 보람을 느끼고,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한 육상 윤경찬(경기)의 경기 중 모습.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한 육상 윤경찬(경기)의 경기 중 모습.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주5일 야간에 이어 토요일 오전까지 훈련을 갖는 윤경찬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건 친구들의 응원이다. 교통사고 당시 현장의 목격자였던 이들이다. 실의에 빠져있던 윤경찬에게 힘이 되어주고자 친구들은 매주 병문안을 와 시간을 보냈다. 윤경찬은 “나의 앞에는 큰 장벽이 있었는데, 나를 업어서 장벽을 넘게 해준 고마운 친구들(김경동, 김광용, 임종하, 박건우, 김태형)이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윤경찬의 꿈은 패럴림픽 입상이다. 올해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된 윤경찬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장애인육상그랑프리 대회에서  T53 100 3위, 400m 2위에 올랐다. 그는 “내년 7월 파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파리패럴림픽 출전권을 얻어낼 것이다. 패럴림픽에서 정상의 자리에 서서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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